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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 "조카 사인, 과다출혈…지혈 했더라면 살았다"

입력 2014-06-26 01:00 수정 2014-06-26 10:54

"어떠한 응급·구호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

"사망한 병사들 현장에 그대로 방치…상식밖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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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응급·구호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

"사망한 병사들 현장에 그대로 방치…상식밖의 일"

[앵커]

22사단 GOP 총기 사고를 두고 초기대응이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저희는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나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는데요. 문제가 또 있습니다. 유가족 사이에서는 이번 사고로 사망한 병사들도 초기대응을 잘 못해 죽음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유가족 한 분과 직접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이범한 상병의 외삼촌인 노봉국씨가 자리했습니다. 노봉국씨는 미군에서 군의관으로 대위 예편한 뒤, 재미 치과의사로 지내다 조카의 부검 참관을 위해 오늘(25일) 새벽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부검을 마치고 바로 스튜디오에 나와 주셨습니다.

경황이 없으실 텐데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국군수도통합병원, 이곳에서 고 이범한 상병의 부검을 조금 전까지 참관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검 결과, 군의 초기 대응에 대해 더욱 의문을 가지게 되셨다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제가 처음 이 사건에 대해 접해 들은 건,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여동생으로부터 범한이가 죽었다, 오빠 어떡하냐, 이런 울먹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여동생의 전화를 받기 이전에는 또 하나의 총기사고라는 것밖에 몰랐고, 저희 가족과 관련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었는데요. 여동생의 얘기를 듣고 한국에 나왔는데, 여동생과 매제의 말로는 심장에 총상을 당해 즉사했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런데 저희 가족들이 범한이가 쓰러져 있던 현장에 가서 확인하니 들었던 내용과는 달리 심장이 아니라 날갯죽지에서 쇄골 쪽으로 관통상을 입었습니다.]

[앵커]

지금 나오는 저 X-RAY 사진이 고 이범한 상병의 X-RAY 사진입니까?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네, 맞습니다. 지금 저 X-RAY상에 나와 있는 게 쇄골 부분과 어깨뼈 부분인데, 상처도 2.5cm와 6.5cm로 비교적 컸습니다. 사출구라고 하죠, 총알이 빠져나간 곳은 컸는데, 그 이유는 총탄에 의한 작용이라기보다는, 부검을 집도하신 과장님께서는 쇄골뼈와 어깨뼈가 으스러지면서 나온 상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앵커]

저 부분이라면 이번에 자살을 시도했던 임모 병장이 총상을 입었던 부분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공교롭게도 유사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임모 병장은 응급 조치로 살아났는데, 똑같은 상황이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시겠군요?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그 부분에 정말로 저희들의 한이 담겨 있습니다. 임 병장의 경우에는 모든 의료진들이 스탠바이한 상태에서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살릴 수 있었다지만, 마찬가지로 저희가 부검을 통해 사인을 봤을 적에는요, 먼저 이 부검을 집도하신 병리학 과장님의 부검 솜씨가 정말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감탄할 정도로 신의 손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훌륭한 의사이셨습니다. 그런데 발견된 사인이 부검을 통해 알려진 것은 심장으로부터 어깻죽지를 통해서 나오는 동맥이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요, 그 과정에 팔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 있는데, 그 동맥의 직경이 2~3mm 정도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말씀은 지혈만 제대로 됐더라면 살아날 수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응급 처치 과정에서 지혈 같은 게 잘 안 됐을 정도로, 그렇다면 그 당시 군의관이나 의무병 같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물어보셨습니까?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그 당시에는 범한이가 총상을 당해 사망할 때까지 어떠한 응급 처치도, 어떠한 구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전 알고 있습니다.]

[앵커]

군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혹시 해명이 있지는 않았습니까?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저희는 아직까지 군에서 수사 중이니, 추측은 하지 않고 일단 알아낸 사실에 근거해서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받은 소견은 분명히 총격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시점까지 1시간 40분이 흘렀습니다.]

[앵커]

꽤 긴 시간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그렇죠. 군의관이 도착해서 사망을 판정했을 때는 이미 1시간 40분이 지난 이후였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결국 2차 사고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다른 분들 이범한 상병을 제외한 다른 병사들의 사망 원인도 비슷하다고 보십니까? 지혈이 제대로 안 됐다거나 응급처치가 안 돼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물론 그것은 추측입니다. 제가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다른 부모님들도 비슷한 의심을 하실 수 있겠네요?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머리가 되었든 심장이 되었든 허벅지가 되었든 총상을 입었으면 구조활동을 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것들인데 이 모든 것들이 상식의 선에서 아무것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너무나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동맥이 끊어졌을 경우 피가 나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근원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의학상식이 있는 전문가들이라면 동맥만 잡아줬더라도 분명히 생존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사 의학적 상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깨에 손을 얹고 지혈이라도 해서 시간을 벌었더라면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우리 군 병사들의 시신이 그대로 거기에 뒀었다면서요? 그것도 사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그것은 상식밖의 일입니다. 저는 지금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을 요구하고 싶어요.]

[앵커]

얘기 더 나누고 싶지만 다른 순서도 있어서 여기서 접겠지만 정말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군에서도 보다 명확한 해명이 따라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되고 저희가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노봉국씨/고 이범한 상병 외삼촌(전 미군 군의관) :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총상을 당했을 경우 즉각적인 응급처치는 기본적인 상식이었는데, 기본적인 상식만 지켜줬더라도 어쩌면 생과 사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유족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깝고 부검을 참관하는 삼촌 입장으로서 소리를 내어 울 수는 없었지만 속으로 엄청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와 같은 일을 표면화해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이런 미개한 상황이 더이상 생기지 않을까, 저는 이것을 통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앵커]

어려운 걸음 해주셨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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