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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마라" 한강유람선 침몰서 배운 잘못된 교훈

입력 2014-04-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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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세월호 침몰 참사를 키운 건 배가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했던 안내 방송이었습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이런 지시에 대해 청해진해운에서 일했던 선원은 과거 한강유람선 참사를 겪은 뒤 회사 내에 잘못된 지침이 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손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90년 9월 11일. 홍수로 한강이 급속도로 불어나며,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세모그룹 소속 한강유람선 두 척이 급류에 휩쓸려 마포대교와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당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등 유람선을 수리하던 직원 15명이 죽거나 실종됐습니다.

회사 측의 안전 불감증이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세모그룹에선 나름의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세모그룹 전 선원/이준석 선장 지인 : 물에 먼저 뛰어내린 대학생들이 많이 죽었어요. 배에서 있던 사람들은 (구조돼) 거의 다 살았지만… (이번에) 이준석 선장이 배에 있으라고 했던 건 배가 어찌 됐든 안전하다는 것을 한 번 경험했었고…]

전혀 다른 환경과 상황에서 벌어졌던 과거 참사의 경험을 이번 사고에 그대로 적용시켰다는 겁니다.

실제 사고 직후 교신 내용을 봐도 세월호는 30분 가까이 구조선 위치만 묻습니다.

[이준석 선장 전 동료 : 그래서 자꾸 구조선이 옆에 왔는지 안 왔는지 물어봤을 겁니다. 그렇게 갑자기 배가 넘어간다는 계산을 못 했던 게 잘못이었죠. 어느 정도 넘어갔을 때 무조건 승객을 탈출시켜야 하는데 못했던 것도 잘못한 거고….]

세모그룹은 1995년 유람선 불법 개조로도 논란을 빚었습니다.

세월호 역시 무리한 객실 증축으로 화를 빚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20년 넘은 세월이 지났지만, 변한 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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