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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도로표지판까지 덮어…곳곳 '칡덩굴 피해'

입력 2017-09-13 21:42 수정 2017-09-1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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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3일) 밀착카메라는 천덕꾸러기가 된 칡나무를 담아왔습니다. 오래 전부터 구황작물과 약재로 쓰였지만 너무 많아진 게 문제입니다. 제거를 하고는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의 한 야산입니다.

작업자들이 무언가를 자르고 파내는 데 한창입니다.

갓 캐낸 칡입니다.

겨울에도 뿌리가 죽지가 않아서 보릿고개에 유용한 구황작물로 쓰였고요. 요즘에는 몸에 좋다고 해서 약재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바로 이 칡이 요즘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산비탈 전체가 칡덩굴로 포장된 듯 점령당했고 가로변의 나무들은 무슨 나무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칡덩굴에 갇힌 나무들은 햇빛을 받지 못해 광합성이 불가능합니다.

칡덩굴이 소나무 위를 완전히 뒤덮고 있어 이 아래쪽에는 햇볕이 전혀 들지 않고요. 그래서인지 이 소나무 아래쪽이 솔방울만 남긴 채 완전히 죽어있습니다.

도로변까지 내려온 덩굴은 교통 표지판도 뒤덮었습니다.

여기를 보면 칡덩굴에 둘러싸여 표지판인지도 잘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헤쳐보면 금방 좌회전 급커브가 나타난다는 표지를 보실 수 있고요.

조금만 더 따라와 보시면요. 네 이쪽에 낙석을 주의해야 한다는 표지판도 칡덩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습니다.

표지판을 보지 못한 운전자들은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운전자 : 나무가 많다 보니까 이정표가 잘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잘못 보고 넘어온 거예요, 이쪽으로. 지금 뭐에 홀린 것 같아요.]

덩굴류가 분포한 산림은 2012년 1만1300여 헥타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만1000헥타르로 5년 만에 배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몇 년간 이어진 폭염으로 칡이 좋아하는 고온다습한 기후가 갖춰지면서 번식력이 왕성해졌기 때문입니다.

예전만 못한 칡의 인기도 덩굴류 확장에 한몫합니다.

[인근 주민 : 옛날같이 없이 살고 (배를) 곯던 시대에는 이런 게 없었어. 다 베다가
짐승 주고 그랬지. 지금은 이렇게 살기가 좋다 보니까… ]

산림청도 칡 제거 작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번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덩굴식물인 칡은 씨앗뿐 아니라 줄기와 뿌리로도 번식하는 데다 완전 제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칡뿌리 일부가 이렇게 드러나 있는데요.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낫으로 이 중간을 잘라내는 수밖에 없고요.

이 쪽을 보시면 칡뿌리를 아무리 잡아당겨도 뽑히지가 않습니다.

[작업자 : 있는 힘을 다해서 당겨도 안 내려오지. 한두 개가 아니야 칡이. 뿌리를 캔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죠. (뿌리가) 엄청나게 뻗어버려.]

그렇다고 독성이 강한 약제를 쓸 수도 없습니다.

약제가 주입된 칡뿌리를 사람이 섭취할 수 있고 비가 내릴 경우 농작물에도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미선/곡성군청 산림과 : 이제 뿌리가 계속 뻗어 나가면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주입된 약재들이 2차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의 칡 제거 사업에 쓰인 예산은 230억 원이 넘었습니다.

인부 8명이 하루종일 작업했는데도 가로변 100m 정도의 칡덩굴을 제거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나마도 칡뿌리는 다시 자라나 나무를 뒤덮을 텐데요.

생태계를 보전하면서도 칡을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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