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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자르고 태워도…'갯벌 파괴자' 갯끈풀의 습격

입력 2017-09-0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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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면적도 넓고 생태계도 비교적 잘 보존돼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갯끈풀'이라는 외래 식물 때문에 갯벌과 어민들 걱정이 깊습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갯벌 곳곳이 파랗게 물들었습니다.

생김새는 벼와 비슷하지만 키가 1m 넘게 자란 이 식물은 '갯끈풀'입니다.

갯벌에서 잘 자라고 끈을 만들 정도로 질겨서 붙은 이름인데, 실은 갯벌을 말라붙게 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악성 외래식물입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이 갯끈풀이 모여서 자라난 갯끈풀 군락입니다.

이 갯벌에만 이런 군락이 수십 개가 남아있는데요.

원래는 저쪽에 있는 해변에서부터 축구장 두 개 면적으로 있었는데, 그나마 좀 줄어든 겁니다.

문제는 작년에도 이와 같은 면적의 갯끈풀이 이 해변을 중심으로 퍼져 있었던 겁니다.

강화도 남쪽의 절반 가까이 뒤덮었던 지난해에는 포크레인과 해병대까지 동원했지만, 올해는 사실상 지역 어민들에게만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갯끈풀은 씨앗뿐만 아니라 뿌리로도 번식이 가능한데 곧 꽃이 피는 시기를 앞두고 모두 정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신용일/어촌계원 : 눈 올 때 쓸고 뒤돌아보면 눈 쌓인다는 식으로, 갯끈풀도 베면 없어지는 게 보여야 하는데, 또 뒤돌아보면 그만큼 자라있으니까…]

지금 막 작업을 끝낸 갯끈풀 제거 현장입니다. 이 갯벌은 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갈 정도로 굉장히 깊은데요.

원래 갯끈풀을 제대로 제거하려면 이렇게 삽을 깊숙이 넣어서 뿌리까지 뽑아내야 하지만, 뿌리가 워낙 깊이 들어가 있고 주변으로 퍼져있어서 쉽지가 않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인력과 장비 그리고 시간마저 제약됐기 때문에 이처럼 줄기만 제거해놓은 상태입니다.

강한 생명력과 빠른 번식 속도에 어민들 속도 타들어갑니다.

[임혜신/어촌계원 : 뭉텅이로 있는 것은 삽질도 안 되고, 뽑는 것도 힘들어요. 궁여지책으로 베는 거지. 작년에 할 때는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죠.]

강화도에서 7km 정도 떨어진 영종도 갯벌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갯끈풀이 발견됐습니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빠르게 대응하면서 번식은 막았지만, 완전 박멸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도 갯벌에서 발견된 갯끈풀은 지난해 말 뿌리까지 뽑아 그물망도 덮어놨는데,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연말 제거 작업을 한 곳에 다시 와봤습니다.

당시에는 갯벌에 자라고 있던 갯끈풀을 뿌리까지 뽑아서 이곳에 사람 키만큼 쌓아놨었는데요.

이 주변으로 이런 갯끈풀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색깔도 초록색이고, 결정적으로 이 끝에 잘라낸 모습이 일정한데요. 즉, 누군가 최근까지 새로 자란 갯끈풀들을 정리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이 아래쪽에 있었는데요. 이 그물망 밑으로 보이는 것처럼 완전히 말라버린 땅에 갯끈풀이 뿌리를 박고 다시 자라나고 있었던 겁니다.

[박주희/인천녹색연합 :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고, 지역 주민들이랑 공조해서 바로 신고할 수 있게끔 신고체계를 갖추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은 관련 예산을 늘리고 정확한 유입 경로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양환경관리공단 관계자 : 해류를 타고 자연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내년에는 뿌리 제거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전면 박멸을 목표로 1년 넘게 정부가 진행 중인 갯끈풀 제거 사업은 아직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고 있습니다.

어민들뿐만 아니라 바다 생태계로까지 피해가 커지는 걸 막으려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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