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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폐기물 업체 폐업 뒤…방치된 '쓰레기 산'

입력 2017-09-11 22:04 수정 2017-09-1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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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포털 위성사진에서도 또렷하게 보이는 산더미 같은 '폐기물장'이 있습니다. 폐기물을 수거해 발전소 연료를 만드는 업체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몇 년 째 방치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유지란 이유로 지자체마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피해는 오롯이 주민들 몫입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한 쪽을 막고 있는 펜스는 심하게 녹슬었고, 누구나 오갈 수 있게 곳곳이 뚫렸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양의 쓰레기가 산을 이뤘습니다.

폐기물을 재활용·재가공하던 업체가 사업을 중단하면서 4년 넘게 방치된 것입니다.

제가 올라와 있는 곳은 폐기물 수거 업체가 남기고 간 쓰레기 더미 위입니다. 성인 남성 두 명의 키를 합쳐놓은 거대한 높이의 동산이 만들어졌는데요. 제가 지도를 가지고 왔는데, 가까이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이곳의 주소를 입력했을 때 찾아 볼 수 있는 위성 촬영 사진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위아래로 쓰레기더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이 현장에 드론 촬영 장비를 가져왔는데, 실제로 하늘로 띄워보니까 한참을 올라가도 육안으로 쓰레기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m 상공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쓰레기의 양은 약 1000t에 달합니다.

창고 건물 안에도 빼곡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압축됐던 폐기물이 풀어지면서 악취와 함께 밖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폐기물 수거 업체가 가동하던 당시에는 이렇게 쓰레기들을 압축하고 철사로 단단히 묶었던 상태였는데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압축도 모두 풀리고 그물망도 벗겨졌습니다. 그래서 쓰레기들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주변으로 날리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주민 : 촬영할 때 손으로 부숴봐. (쓰레기가) 바람에 날아가. 삭아서 바람 불면 날아다녀.]

상수도가 없는 이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지하수를 이용하는데, 비라도 내리면 쓰레기를 통과한 물이 바로 옆에 있는 개울로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

[주민 : 다들 싹 찡그리고 아주 애먹지. (처리) 한다고 한 지 오래됐어요. 한 차 가져가고 또 기약 없고. 또 한 덩어리 조금 가져가고…]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지만 개인 소유의 땅이라는 이유로 지자체도 사실상 손을 놨습니다.

환경단체가 지자체 고발을 검토하고 사정이 외부에 알려지고 나서야 땅 주인은 처리 계획을 지자체에 접수했습니다.

[원주시청 관계자 : (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이 생겼을 때 폐기물이 방치된 상태에서 부도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 업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을…]

폐기물을 가공해 발전소용 연료로 만드는 업체는 전국에 200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저유가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최근 3년 사이 문을 닫는 업체도 70곳에 달합니다.

대부분 외곽 지역에서 가동하다 보니 폐업을 하더라도 지자체가 모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경기도청 관계자 : 시에서 저희가 개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만약 주변 환경이 너무 오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하면 그때는 좀 고려를 해볼 수가 있겠죠.]

한때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폐기물 재활용업체 상당수는 이처럼 쓰레기 산더미만 남긴 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자체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개입을 계속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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