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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가지도 못하고…메르스 이산가족의 '편지 임종'

입력 2015-06-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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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7일) 가슴 아픈 소식이 한 가지 전해졌죠. 메르스는 사랑하는 가족도 떼어놓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아니어도 메르스 병원에 입원중인 경우 감염 우려 때문에 격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제 대전의 한 메르스 격리 병원에서 세상을 뜬 한 60대 여성이 있습니다. 메르스 때문에 임종을 지킬 수 없었던 가족이 보낸 편지를 간호사가 대신 읽어내려간 사연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 을지대병원에 뇌경색으로 입원한 60대 여성 A씨.

지난 16일 상태가 악화돼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가족 면회가 금지됐고, A씨를 돌보던 가족들도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돼 곁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가망이 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A씨의 남편은 간호사에게 편지 한통을 전달했습니다.

임종 편지였습니다. 간호사들은 편지를 읽어내려갔습니다.

"나와 만나 38년 동안 고생도 하고 보람 있는 일도 많았는데 갑자기 당신과 헤어지게 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들의 마지막 말도 전했습니다.

"엄마의 숨이 붙어 있는 이 순간 아직은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거라고 생각해. 엄마 외롭다고 느끼지 말아요."

딸이 전하는 마지막 말은 '엄마 사랑해요'였고 그 순간 중환자실에 있던 간호사들은 모두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홍민정 수간호사/대전을지대병원 : 담당 간호사가 편지를 읽으려고 하는 순간 너무 가슴 아픈 상황이어서 낭독을 하지 못했습니다.]

임종 편지를 읽어내려가고 5시간이 지난 뒤 A씨는 가족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격리가 22일에야 풀리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유족들이 시신을 만날 수도, 장례도 치를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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