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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의 밑바닥 '물량팀'…원청 책임 강화 목소리

입력 2017-08-2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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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독 조선업에서 사고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 하청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최근 STX의 조선소에서 난 폭발 사고에서도 숨진 4명 모두 물량팀에 소속된 임시직원이었습니다. 조선업의 특성상 물량팀을 바로 정규직으로 바꿀 순 없다지만, 원청업체의 책임은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선박블록을 조립하는 취부 담당 최모 씨는 15년차 베테랑입니다.

하지만 고용계약서를 써본 적도 없고 4대 보험도 남의 얘기입니다.

조선소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이른바 물량팀에 속했기 때문입니다.

[최모 씨 : 필요하면 쓰고 필요 없으면 내보내고 그런 입장이니까요. 일이 떨어지면 물량팀을 1순위로 쳐내니까요.]

임금 체불이나 부상을 당해도 처리가 힘들고 업체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떠넘기는 등 부당한 대우에 노출돼 있습니다.

[물량팀 소속 용접공 : 고소를 하든지 말든지 네 마음대로 알아서 하라며 오히려 큰소리치고요.]

그런데도 공기가 촉박하거나 위험이 뒤따르는 공정에는 물량팀이 저가로 투입되는 게 현실입니다.

[00조선 물량팀장 : (조선경기 불황에) 일 하면 50만원 적자, 안 하면 100만원 적자…지금 업체들 실정이 다 그렇습니다.]

원청과 상위 협력업체는 위험부담을 덜고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1차 협력업체 관계자 : (정규직에게) 잔업을 돌리고 특근을 해가면서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기성금이 안 나온다는 얘기에요. 오히려 물량팀을 써서라도 작업을 해라.]

STX조선소 폭발로 숨진 4명도 물량팀 소속인데 가스로 가득찬 탱크속에서 안전장비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시적으로 작업물량이 집중되는 조선업 특성상 물량팀을 완전히 없애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고예방과 임금, 보험 가입 등의 문제는 원청회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다는게 노동계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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