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역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YH무역 사건입니다. 신민당 총재 직무 정지와 의원직 제명으로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이때 남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표현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시 YH 무역 노동자들이 분향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을 회고했습니다.
최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6년 전 '부당해고'를 외치던 20대 여공들은 어느새 머리가 희끗해졌습니다.
[최순영/전 YH무역 노조 지부장 :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가 그랬는데…또 많이 회복 되어서 좋아졌다고 그랬는데…참 아쉽습니다.]
'산업역군'이란 이름으로 학교 대신 공장을 가야 했던 누이들은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농성을 선택했습니다.
[권순갑/전 YH무역 노조 부지부장 : 몇 군데를 다 다녀봐도 우리를 수용할 수 있는 데가 없는 거예요. (김영삼) 총재님한테 우리가 당사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 총재님이 흔쾌히 허락을 하셨어요.]
1979년 8월 9일 새벽. YH 무역 노동자 170여명은 신민당사로 향했습니다.
사흘 뒤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이 당사를 에워쌌습니다.
[최순영/전 YH무역 노조 지부장 : (김 전 대통령이)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겠다. 최소한 오늘 저녁에는 올라오지 않지 않겠냐…]
하지만 새벽 2시, 경찰 천여 명이 진압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 1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살인정권은 반드시 쓰러진다"고 규탄했습니다.
이 사건은 총재 직무 정지와 의원직 제명이라는 탄압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때 남긴 말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