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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12살 역도왕' 신기록 비결은 "우리 선생님"

입력 2015-08-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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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 역도대회에서 3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12살 역도왕,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영민 군 얘기를 오늘 힐링뉴스로 좀 전해드릴까요? 이 영민이를 이렇게 만든 힘은 뭔지 지금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소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양볼 가득 숨을 불어넣은 영민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33kg의 작은 몸집으로 자신보다 훨씬 무거운 45kg을 들어 올립니다.

그 옆엔 언제나 박동환 선생님이 함께합니다.

[정영민/청주 동주초 6학년 : 평소 드는 것보다 많이 들면 선생님이 웃으시는 게 재밌어요.]

영민이는 지난 5월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서 한국신기록 3관왕에 올랐습니다.

지적장애 3급에, 부모의 어려운 사정으로 8년 전 위탁가정에 맡겨졌지만,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효정 상담원/초록우산어린이재단 : 자기 의사표현을 하는 게 많이 힘들었어요. 높은 길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는데도 아프다거나 울거나 하지 않고.]

2년 전 박 교사는 이런 영민이를 주목했고, 경기 규칙이 단순한 역도를 권했습니다.

훈련시설이 없어 교실 한 귀퉁이에 매트를 깔고 대걸레로 자세 교정을 시작했고,

[박동환 교사/청주 동주초 : 집중하라고 뺨을 잡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데 야단을 치는 걸로 느낀 거예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더라고요.]

대회를 앞두곤 박 교사의 집에서 같이 먹고 자며 체중조절을 했습니다.

방학을 맞아 열린 교내 체육교실, 동급생 중 키가 제일 작은 영민이가 앞에 나서 구령을 붙입니다.

순서를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앞에 나설 기회를 주기 위한 박 교사의 배려입니다.

친구들도 더 이상 영민이를 다르게 생각지 않습니다.

[윤푸름/청주 동주초 6학년 : 장난도 많이 치고 평소에 재밌는 성격의 친구예요.]

의사소통이 어렵던 위탁가정의 부모님과도 스스럼없이 지냅니다.

[이정옥/위탁가정 어머니 : 정영민이라고 썼더니 엄마는 '아들'이라고 써야지 이름을 쓰면 어떡하냐고…]

영민이의 꿈은 역도선수로 유명해지는 것.

[아빠가 TV에 내가 나오는 걸 보고, 나를 알아보고 나를 찾아오라고요.]

그 길을 혼자가 아니라, 선생님과 함께 걷고 있습니다.

[잘하는 아이를 더 잘하게 하는 사람들은 많거든요. 주목받지 못하는 곳을 조명해주는…그렇게 만들어 놓으면 다른 젊은 선생님도 쫓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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