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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동학대 인근 주민 "여름내 애 우는 소리 들려"

입력 2015-12-22 21:08 수정 2015-12-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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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아동학대 사건 속보입니다. 속보라지만 더 참담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학대가 일어난 집 주변 주민들은 지난여름 내내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대에 견디지 못한 아이는 지난해에도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박모 양이 2년 동안 갇혀 지낸 인천의 한 다세대 주택.

이웃 주민들은 지난 여름 아이 울음소리에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웃 주민 : 우리가 여름에 오죽하면 창문을 안 열어 놓고 잤어. 그 소리를 들으면 소름이 끼치는 거야. 우리 아이 아빠가 '애를 울리는 게 아니라 잡아 죽이나 보다' 그랬다니까.]

하지만 남의 일이라 나서지 않았습니다.

굶주림과 폭행에 시달리던 박 양은 지난해 집 밖으로 탈출했지만 이를 발견한 행인에 의해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온 몸에 상처까지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겁니다.

박양은 지난 12일 탈출한 직후 가게 주인에게 발견되자, 다시 집으로 갈까 두려워 '보육원에 산다'고 거짓말했습니다.

구조 직후, 박양이 빈혈과 영양실조, 간염으로 치료를 받을 때 친부의 동거녀와 동거녀 친구는 집 주변을 다니며 아이를 찾았습니다.

[인근 상점 주인 : 아이 없다고, 아이 잃어버렸으니 CCTV 좀 보자는데 바빠서 안 보여줬다고.]

아이 행방보다는 경찰 수사를 염려한 이들은 경찰이 아이를 데려간 사실을 확인하자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치료를 받은 지 열흘이 지난 지금 박양의 빈혈과 간염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고, 골절된 갈비뼈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에 집착하며 허겁지겁 먹는 등 오랜 학대의 상처는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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