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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봉지 뜯을 힘도 없었다'…11살 소녀 맨발로 탈출

입력 2015-12-21 20:49 수정 2015-12-2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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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살된 친딸을 2년 넘게 집 안에 가둬두고 학교에 보내는건 고사하고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학대하던 아버지와 동거녀가 구속이 됐습니다. 얼마나 굶었는지 초등학교 4학년 나이인 이 아이는 네살배기 체중이었습니다. 몰래 집에서 빠져나와 마트에서 과자를 훔치다 주인에게 잡혔는데 힘이 없어서 과자봉지조차 뜯지 못했다고 합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여자아이가 신발도 신지 안은 채 슈퍼 밖을 서성입니다.

한겨울인데도 반바지와 얇은 셔츠 차림입니다.

한동안 과자를 고르던 아이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바닥에 앉아 과자를 먹습니다.

[슈퍼 주인 : 배고파요. 배고파서 훔쳤어요. 그런데 (과자 봉지를) 뜯지를 못해요. 힘이 없으니까.]

박 양이 인천 연수구의 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를 온 건 2013년.

8년 전 이혼한 32살 아버지와 동거녀와 함께였습니다.

이사온 뒤 집안에 감금되다시피 있던 탓에 동네주민들은 박양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동네 주민 : 애들이 곳곳에 모여서 노는데 이쪽 집은 애들을 못 봤죠.]

집주인에게는 장애가 있다고 거짓말도 했습니다.

[집주인 : 정상적인 아이가 아니어서 잘 못 컸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전에.]

친아버지와 동거녀는 박양을 상습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양은 밥상에 차린 음식은 먹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배가 고파 냉장고 문을 열면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나마 먹을걸 달라고 하면 심하게 때려서 어떨 때는 일주일 넘게 굶은 적도 있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12일에도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손과 발이 묶인 채 세탁실에 갇힌 상태였습니다.

[김상식 아동청소년 과장/인천 연수경찰서 : 집안으로 나오니까 애 아빠가 때렸고, C(동거녀 친구)가 노끈 가지고 손을 묶고 세탁실로 데려가서 발을 묶고.]

경찰은 박양의 아버지와 동거녀, 동거녀의 친구를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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