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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23회] 현장 추적! 4대강엔 '의혹'이 고인다

입력 2014-08-0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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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나크리'가 북상하면서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가뭄때문에 걱정했는데 몇일 비가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생겼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홍수와 가뭄 등 치수 관리를 하겠다며 시작한 게 바로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22조원의 나랏돈을 들인 4대강 사업은 물관리에는 별 도움도 주지 못한 채 벌써부터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탐사플러스는 4대강 이후 급증하는 큰빗이끼벌레 유해성 여부, 그리고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은 또 얼마나 심각한 상태가 됐는지 집중 취재해봤습니다.

한윤지 기자입니다.

[기자]

한반도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는 4대강.

수도권을 품은 남한강에서 금강을 지나 낙동강, 그리고 호남의 영산강까지 총길이 1413km의 기나긴 강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2년 전, 강을 막아 세운 16개의 보는 하루 최대 6억2900만 톤의 물을 가두고 있습니다.

4년간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나랏돈을 들여 진행된 공사는 끝이 났고, 그리고 2년이 지났습니다.

강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달 29일, 취재진은 남한강을 찾았습니다.

다슬기 채취가 한창이지만 어민들은 취재진을 보자 한숨부터 내뱉습니다.

[양홍만/남한강 어민 : 이게 건져놓고 썩으면 냄새가 엄청 고약해요. 동물 썩는 냄새처럼 냄새가 진짜, 저기서도 냄새가 날 정도니까. ]

이야기를 좀 더 듣기 위해 어민을 따라 고기잡이배에 올랐습니다.

배를 타고 나간 강은 여느 강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물을 내리고 5분가량 강을 훑은 뒤 다시 그물을 건져 올렸습니다.

다슬기는 보이지 않고 주먹만 한 큰빗이끼벌레만 가득합니다.

사이사이 보이는 조개들도 모두 속이 텅 비었습니다.

[양홍만/남한강 어민 : 이거(다슬기) 한 서너 배는 나와야 하는데, 이게(다슬기) 살아 있어야 하는데 다 껍데기밖에 안 올라오는 거야. ]

최근엔 큰빗이끼벌레가 다슬기를 감싼 채로 그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홍만/남한강 어민 : 얘네들이 감싸요. 보시면 다슬기가 있으면, 얘네들이 요만한 것들이 다슬기에 엉겨 붙어가지고. 다슬기들이 돌아다니지 못하는 거지, 얘네들이 무거우니까. 그러다 보면 얘네가 죽는 수밖에 없지, 먹질 못하니까. ]

취재진은 좀 더 아래쪽에 위치한 금강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곳곳에 큰빗이끼벌레가 쉽게 눈에 띕니다.

역시나 어민들의 푸념부터 이어집니다.

[금강 어민 : 5월부터 6월까진 작업을 못했는데, 뭐 하도 많이 걸려 올라와가지고…. 올해 있잖아요. 너무 힘들어가지고. 아휴, 이게 다슬기 그물에 들어가면 (무거운데) 그런 것까지 그물에 들어가니까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

모양이 흉측하고 악취가 나는 큰빗이끼벌레는 어민들에게 이미 골칫거립니다.

낙동강은 물론이고 영산강에서도 역시 큰빗이끼벌레가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강 주변에서 대량으로 발견되고 그물망에 한 가득 올라온 큰빗이끼벌레.

그렇다면 강속엔 얼마나 있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저기 바로 보이는 곳이 남한강 이포보입니다.

이포보 아래 수중 상태는 어떤지 직접 들어가보겠습니다.

남한강의 수심은 4.3m, 하나의 돌에 서너개의 이끼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 돌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강바닥 주변에, 특히 모래나 자갈 위에 큰빗이끼벌레들이 상당히 많이 분포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이끼벌레들이 이미 보이지 않는 강바닥을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끼벌레가 정말 4대강 때문에 생긴 건지, 수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겁니다.

국내 학계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보고된 건 1990대 중반부터입니다.

취재진은 큰빗이끼벌레를 연구했던 교수를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교수로부터 뜻밖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큰빗이끼벌레 때문에 물고기가 폐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센터장 : (큰빗이끼벌레를) 얼마만큼 집어넣느냐에 따라서 물고기가 폐사한 걸 본 것입니다. 5~15%일 때는 몸체만 들어가면 전혀 죽지 않는데, 몸체 안에 썩은 부분이 있죠?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15%에 맞춰서 넣었을 경우 빠르게는 10분 이후부터 증상이 나타나서, 한 30분 정도 되었을 때 일부 개체들이 폐사하고 40분 안에 전체가 폐사하는 걸로 나왔습니다. ]

실험에서처럼 좁은 공간에선 큰빗이끼벌레가 많을수록 물고기가 살기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죽는 이유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센터장 : 무산소 때문일 수도 있고, 또 하나는 뭐냐면 썩은 물 때문에, 독성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요. 겉은 자라지만 이 안은 썩게 되는 거죠. 여기 빈 공간 있죠? 여기서 썩은 물들이 보관되는 겁니다. ]

실제로 강바닥에서 건져 올린 큰빗이끼벌레는 겉은 냄새가 덜했지만 돌과 붙어 있는 안쪽은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렇다면 제한된 공간에서의 실험 결과가 실제 강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

취재진은 국내보다 앞서 큰빗이끼벌레를 연구한 일본을 찾았습니다.

지난 1972년 처음 보고가 된 이후 일본에서도 큰빗이끼벌레는 괴생명체로 화제가 돼왔습니다.

이끼벌레를 발견한 한 학생이 어항에 함께 넣어뒀다 물고기가 죽으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당시 관련 연구를 진행한 이바라키현의 자연사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이곳의 연구원 히로미 이케자와 씨로부터 흥미로운 사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1986년 일본에서도 강을 막아 아치형의 대형 연못을 만들었는데 그곳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생겨났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인근에 있는 고카이강으로 취재진을 안내했습니다.

차를 타고 30분 정도 가자 수심 5m에 달하는 인공 연못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흐르는 강 옆에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 아치형의 대형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연못은 강과 구조물로 막혀 있어 흐르지 않습니다.

강변을 따라 걷다 보니 큰빗이끼벌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 밖에 모습을 드러낸 이끼벌레는 크기가 직경 40cm는 돼 보였고 역시나 역한 냄새가 풍겼습니다.

수온이 낮은 겨울에 나타나지 않다 이맘때쯤에 보이기 시작해 9~10월까지 급격히 번식합니다.

[이케자와 히로미/이바라기현 자연박물관 연구원 : (일반생물이 유성생식하는 것과 달리) 큰빗이끼벌레는 유성생식과 무성생식 2가지의 번식을 합니다. 이 때문에 빠르게 번식합니다. ]

이번에는 수중 상태를 살펴봤습니다.

부유 물질로 가득한 강은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큰빗이끼벌레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 등 붙을 수 있는 곳엔 어김없이 이끼벌레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건져 올린 큰빗이끼벌레를 물과 함께 담아 실험실로 가져왔습니다.

살아 있는 이끼벌레 그대로 작은 물고기와 함께 어항에 넣어봤습니다.

물고기가 입을 뻐끔거리며 반응합니다.

이번엔 잡식성인 가물치와 함께 넣어봤습니다.

이케자와씨는 가물치나 블루길 등 잡식성 물고기의 몸에서 큰빗이끼벌레의 작은 씨앗 형태의 휴아가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케자와 히로미/이바라기현 자연박물관 연구원 : 블루길의 몸에서 채취한 씨앗 상태의 휴아입니다. 블루길이 큰빗이끼벌레를 먹었다는 증거입니다. 붕어 같은 다른 물고기들도 먹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블루길의 몸에서 채취한 큰빗이끼벌레의 휴아를 증거물로 보여줬습니다.

큰빗이끼벌레는 물고기의 몸이나 그물망 등에 붙어 다른 곳으로 퍼져나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 물의 흐름이 없거나 부유물질이 많은 환경에 정착하면 빠르게 번식해나갑니다.

4대강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물의 수질이 좋지 않아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 큰빗이끼벌레가 독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방어차원일 뿐 물고기가 죽을 정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서식하면 용존산소량이 줄기 때문에 조개류 등이 살기 어려운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케자와 히로미/이바라기현 자연박물관 연구원 : 큰빗이끼벌레가 있는 곳에 조개가 서식하게 되면 조개의 서식장소가 없어지기 때문에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취재진은 큰빗이끼벌레를 좀 더 알기 위해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4시간 정도 떨어진 이와테현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 위치한 도교대학교 해양연구센터를 찾았습니다.

해안가에 위치한 연구센터는 3년 전 일본 쓰나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생물자원 재생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히로세 마사토 연구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큰빗이끼벌레 연구로 독보적인 연구원입니다.

히로세 씨는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다소 의외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몇 해 전 큰빗이끼벌레가 화제가 돼 TV프로그램에서 사람이 이끼벌레를 먹어봤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끼벌레가 대량 증식하면서 강의 취수구나 수력발전소를 막아 문제가 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히로세 마사토/도쿄대 국제연안해양연구센터 연구원 : 강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금방 찾아볼 수 있습니다. 증식한 큰빗이끼벌레가 최종적으로 흘러가 댐과 수력발전소를 막아버린 문제가 20세기 전반에 보고되었습니다. ]

취재진은 히로세 씨와 남한강에서 찍은 큰빗이끼벌레 수중영상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영상을 꼼꼼히 살펴본 히로세 씨는 강의 변화가 일종의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히로세 마사토/도쿄대 국제연안해양연구센터 연구원 : 환경의 지표로 큰빗이끼벌레가 문제라고 인식해서 강을 흐르게 하거나 강 밑바닥에 흙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

1년생인 큰빗이끼벌레는 겨울철 휴아상태로 잠복기를 거친 뒤 수온이 높아지는 이맘때 몸집을 키웁니다.

다 성장한 뒤엔 몸에 가스가 차면서 물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강물의 흐름이 있고 부유물질이 적다며 휴아가 쓸려내려 가거나 먹이원이 적기 때문에 다시 생겨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해마다 큰빗이끼벌레가 사라지지 않고 늘어난다면 강속 유기물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큰빗이끼벌레의 독성으로 물고기가 폐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적지만 강속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단 의미입니다.

그런데 취재 도중 낙동강에서 강준치가 집단으로 폐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급하게 현장에 찾아간 칠곡보에서는 죽어 떠오른 강준치를 수거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 왜 찍으려 하시는데요? 보도자료 나간 거랑 똑같아요. 보도자료에 나온 마릿수랑 똑같고 종류도 다 똑같아요. 우리가 속이는 거 없어요. 다만 안 보여주는 것 뿐인데. ]

강준치가 죽은 채 발견된 건 지난달 21일부터였습니다.

하루에 30마리에서 150마리씩 죽기 시작한 강준치가 벌써 400마리나 됩니다.

인근 강정보에서는 보호종인 백조어도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물고기가 폐사한 강의 용존산소량을 측정해봤습니다.

수심 1m에서 측정한 용존산소량 값은 5.52ppm.

하지만 7m 아래로 내려가자 4.15ppm으로 떨어졌고, 11m는 0.25ppm으로 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의 용존산소량이 나타납니다.

[김좌관/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 저층에서 용존산소가 0.1~0.2ppm으로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저층에 사는 물고기들의 대량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

하지만 낙동강 강준치 폐사 원인을 조사한 대구지역환경청은 자체 조사한 용존산소량이 6~14.6ppm으로 정상 범위라고 발표했습니다.

취재진이 측정한 값과도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정확한 값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진은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환경청과 다시 산소량을 측정했습니다.

수심 1~7m까지는 환경청의 발표 수치에 들어갔지만 수심 9m부터 급격히 줄었습니다.

수심 11m에서는 환경청의 조사에서도 0.48ppm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환경청이 낙동강의 용존산소량이 정상 범위라고 밝힌 것은 표층만 기준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강준치와 백조어 모두 산란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용존산소량이 거의 없는 강바닥의 상태는 물고기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좌관/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 일단은 강준치의 산란시기고, 산란을 하기 위해서는 물 밑에 내려가서 산란을 해야 하는데…. 물 밑에 저 바닥층에 내려가서 산란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로 있기 때문에…. ]

취재진은 강바닥의 상태를 좀 더 주목해보기로 했습니다.

대구 달성구에 위치한 강정보입니다.

보에 물을 가둬 이 물을 인근의 취수장으로 끌어서 식수로 쓰고 있는 곳입니다.

수중 촬영장비를 통해 물 속을 살펴봤습니다.

강 바닥 곳곳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굴곡을 이루면서 마치 사막을 연상케 합니다.

흙을 뒤집어 엎을 때마다 검은 뻘 사이에서 공기방울이 나옵니다.

[박재현/인제대 환경수공학연구실 교수 : 다 진흙이거든요. 썩어 있는 진흙인데. 그 안에 미생물들이, 혐기성 세균들이 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다…. ]

취수장 쪽으로 더 들어가 봤습니다.

가로 세로 1.5m의 사각형 모양의 취수구에는 이끼생물들이 잔뜩 끼어있습니다.

이곳 강바닥 역시 검은 뻘입니다.

[정인교/오션스카이 다이버 : 취수구 주변에는 퇴적물이 2~3cm가 쌓여 있고요. 그 주변으로 벗어나서 퇴적물이 5cm 이상 (쌓여 있습니다.)

보가 막 건설됐던 2012년 찍은 강정보의 수중영상과 비교해보면 강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뿌연 막을 쳐 놓은 듯한 지금의 검은 퇴적물과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취재진은 검은 뻘을 퍼서 전문 분석 기관에 성분을 의뢰했습니다.

열흘 뒤 받아온 결과지는 중금속 검사에서 모두 국내 기준치 이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내보다 엄격한 유럽의 기준치와 비교해보면 비소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 지역 폐광산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휘중/환경연구소 부설 토양환경복원센터장 : 낙동강 상류의, 강원도 동남부 지역에는 많은 폐탄광과 광산들이 산재해 있는데 여기서 유입된 상류하천의 퇴적물 관리가 우선돼야지만…. ]

물의 흐름이 약해 강바닥에 퇴적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면 기준치 이하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동일/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앞으로 퇴적물이 문제가 될 겁니다. 왜냐하면 퇴적물은 그 안에 중금속도 있고 환경호르몬도 있고, 사실 녹조문제보다 더 악질이에요.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

그렇다면 이 물을 정수해서 수돗물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걸까?

취재진은 낙동강 취수구로 들어온 물을 따라가 봤습니다.

집수장에 모인 물이 녹조와 부유물들로 뒤덮여 악취를 풍깁니다.

다시 정수장으로 옮겨진 뒤엔 부유물질을 가라앉히기 위해 화학 응집제가 투입됩니다.

그런데 4대강 공사 이후 화학적 응집제 사용이 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전인 2009년 8100톤에서 지난해엔 약 만 톤까지 늘었습니다.

4년 새 24% 증가한 겁니다.

녹조 등으로 인한 냄새를 없애기 위한 활성탄 사용도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알루미늄 성분의 화학적 응집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위험성을 제기합니다.

[이태관/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 : 알루미늄이 치매의 문제가 되는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이기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면 안 된다는 그런 문제가 있었던 거예요. ]

이에 대해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수돗물의 알루미늄은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의미있는 국토부의 대외비 문건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보는 깨끗하지 못한 물을 모아두기 때문에 상수원 활용이 곤란하다'

4대강 공사 후에는 강물이 오염돼 식수로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정부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번식과 강바닥의 뻘층화 현상, 물고기의 대량 폐사….

분명 강은 예전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흐르지 않는 강은 지금 경고를 보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앵커]

4대강 현장은 부작용은 이밖에도 녹조 현상의 심화라든가, 보의 안전성 문제 등 줄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4대강을 예전 모습으로 되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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