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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반군, 조사단 현장 규제…진상 규명 난항

입력 2014-07-19 19:34 수정 2014-07-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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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 국제부 조민중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 기자,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일단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친러시아 반군의 소행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 같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이 반군 지역이란 점을 확인했다고 하고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 측 통화 도청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료를 좀 보시면요.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신 것처럼 반군이 러시아제 부크 미사일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러시아 관계자에게 보고하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됐는데요.

그간 반군 측은 여객기를 공격할 만한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런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18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2건의 또 다른 통화 도청 자료를 내놨었는데요.

하지만 반군 측은 이 자료들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 정황상 격추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오늘 안보리 회의에서 한 발언을 보면요.

"러시아 요원들이 기술 지원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반군들이 자체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만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가 관여됐을 거란 얘기죠.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반군 측을 감청한 자료를 근거로 아예 러시아 군인들이 미사일을 발사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장은 기자 회견에서 "러시아제 부크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들어왔고 러시아 측 군인 3명이 민간 여객기를 향해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눌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진상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기자]

네. 사고 지점을 우크라이나 반군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유엔안보협력기구 사절단이 현지시간 18일 여객기 추락 현장을 방문했지만 반군의 감시 때문에 진상규명할 충분한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일부 사절단이 기체 파편을 들여다보려고 하자 반군이 공중에 경고사격을 가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현장에서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반군들이 훼손했을 가능성도 크고요. 또 사고기의 블랙박스도 반군의 손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됐다면 미사일 탄도가 확인돼야 역추적을 통해 어느 지역에서 쐈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조종사가 미사일 접근을 인식하지 못해 대응 조치를 못했다면 블랙박스에 별 내용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지역의 상공이 교전이 심한 상황인데, 위험한 지역의 상공을 민간 여객기가 비행한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이번 격추 사고 직후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는 항로는 전격 폐쇄된 상태인데요.

여객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가 조치를 내렸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이 지역이 위험하다면서 이미 지난 4월에 자국 항공기의 비행을 금지시켜왔고요.

우리나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유럽 노선 여객기들을 북부 러시아 노선으로 이동시켜서 운행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자료를 한번 보시면 이번 격추 이후 평소 반군이 점령한 동부지역을 지나간 비행기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항공 등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항로를 이용해 왔는데요.

AP 통신은 이를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말레이시아 항공은 지난 3월에 인도양에서 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실종되는 참사를 겪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 경영에 압박을 받았고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최단 루트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탑승객은 없다고 최종 확인이 된 것이죠?

[기자]

네. 오늘 탑승객들의 국적이 모두 확인됐는데요.

우리나라 국적자는 없습니다.

네덜란드인이 189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말레이시아 29명, 호주 27명, 인도네시아 12명, 그리고 영국 9명, 독일과 벨기에가 각각 4명, 필리핀과 베트남이 3명입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미국인도 각각 1명씩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탑승객들 중엔 이번 주말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국제 에이즈 학회에 참석하려던 학자와 전문가 100여 명이 단체로 탑승했던 걸로 밝혀졌는데요.

이에 따라 에이즈 치료법 연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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