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방금보신 영화는 어제(19일) 개봉한 신작 '더 킹' 입니다. 한 검사가 권력설계자를 만나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위기를 맞는 내용인데요. 어제 하루동안 28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영화 내용이 현 시국과 맞닿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정말 영화의 몇몇 장면, 최순실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먼저 이 장면 한번 보실까요.
<영화 '더="" 킹'="" 2017="">
"어!! 어허!! 대통령이 보인다 대통령이 보여 어허!!"
"돈만 밝히지 말고…"
"지금 몇 명의 목이 달렸는데요"
"정성을 다하세요 정성을"
"어허!! 올 것 같아 올 것 같아 에헤 왔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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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검사들이 모여서 굿하는 장면, 뭔가 떠오르지 않으세요? 그렇습니다, 저희 다정회에서도 수차례 전해드렸던 박 대통령과 샤머니즘 관계 의혹이 연상되죠.
영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통과 때 박근혜 당시 의원이 웃는 장면도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원래 편집본엔 비리 검사들이 승마하는 장면도 포함됐었는데요. 이것 역시 역시 정유라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최순실 사태가 있기 전인 지난해 7월에 촬영을 끝냈고 작품구상도 3년 전에 했다고 하는데요. 영화 내용과 현실이 너무 닮아서 편집할 때 고민이 깊었다고 합니다.
[정우성/배우 (지난해 12월 15일/ 영상제공 : 무비비) : 어떻게 하다 보니까 시국이 이제 이렇게 되어서 변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 촬영을 다 끝내놓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보니까 굉장히 우연한 어떤 상황들이 현실과 맞닿아있더라고요.]
[한재림/영화 '더 킹' 감독 (지난 12월) : 굿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취재를 통해서 나왔던 건 아니고 상상을 하는 거죠. 상상을 해서 쓴 장면이 나중에 실제로 정말로 그런 일을 했다고 하니까, 굉장히 놀랍고 안타까웠어요.]
결국 굿하는 장면, 박 대통령 웃는 장면은 남겨두고 승마 장면은 드러냈다고 하는데요, 한재림 감독은 남겨둔 장면들도 사실은 뺄까 고민 했지만 "영화적 효과들을 시국 때문에 버릴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생각해서 빼지 않았다고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현실과 닮은 또 다른 영화, 지난해 개봉한 '판도라'입니다, 이 영화 역시 3년전에 시나리오가 완성됐는데, 지난해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예언같은 영화가 됐습니다.
무능한 대통령에 대한 묘사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대통령과 총리의 대화 등 상당 부분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선 JTBC의 '밀회'가 최순실 사태와 흡사해서 혹시 작가가 뭔가를 알고 쓴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일었는데, 작가는 상상일 뿐이라며 논란을 일축시켰죠. 이 작품들 모두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구상한 것인데도 현실과 참 비슷합니다.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화됐다며 참담함 느낀 분들 많으실 텐데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앵커]
네, 저도 그렇습니다.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뉴스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고요,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정치부회의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저희가 얘기하는 게 또 나중에 영화의 소재가 될 수 도 있습니다. 더 노력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이런 문제적 현실들을 고쳐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싶고요, 이거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