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명절 보너스 받는 직장인들의 얘기가 그저 먼 얘기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보너스는 둘째치고, 월급조차 밀려서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29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근로자 양인철 씨는 고용노동부 체불 신고센터를 자주 오갑니다.
넉 달치 밀린 월급 1000만 원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양인철/임금체불 근로자 : 임금이 밀리기 시작한 뒤 계속 급여를 준다고 하면서 우리를 안심시켰는데 많이 황당하죠. 일은 계속했는데 회사는 돈이 없다고 하니까요.]
자신이 다니던 부품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은 겁니다.
양 씨는 가족들을 볼 면목조차 없습니다.
[양인철/임금체불 근로자 : 아이가 있으니까 그 돈을 어딘가에서 빌려 와야 하는데 그런 금액이 쌓이다 보니까 이자도 나가고 생활도 어렵게 되고요.]
경기도 안산의 체불 신고센터에는 매일 5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와 체불 임금 신청서를 씁니다.
[김모 씨/임금체불 근로자 : 월요일이 월급날이면 금요일까지 준다는 식으로 계속 미루는거죠. 이렇게 미룬 게 1년 1개월이나 된 겁니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박모 씨/임금체불 근로자 : 명절인데 집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이) 아무 말 없으셔서 더 죄송하죠.]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근로자 29만 명이 1조 3000억 원이 넘는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상여금은커녕 일한 만큼의 월급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들. 하루 하루 다가오는 설은 남의 얘기일뿐 쓸쓸해지기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