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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갓 뽑은 신차가 운전 중 '활활'…제조사 '모르쇠'

입력 2013-12-10 08:33 수정 2013-12-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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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달리고 있는 차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사고 소식, 저희도 여러번 전해드렸었는데요. 주로 엔진과열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화재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업체 측과 소비자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안에서 난 불이 차량자체의 결함때문인건지, 소비자의 관리소홀 때문인지와 관련된 공방인데요, 산 지 두달된 외제차에서도 일어난 일입니다.

오늘(10일) 긴급출동에서는 운전자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차량화재 문제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1월 30일 오후 3시경, 서울 장안동의 한 도로에서 운행 중이었던 승용차에서 불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낮 12시쯤 서울 공덕동에서 달리던 또 다른 승용차에서도 불이 났습니다.

[장충현/마포소방서 화재조사 소방장 : 주행 중이던 차량의 엔진실 부분에서 화재가 종종 납니다. 갑작스러운 화염 분출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화재는 전국적으로 하루에 16건 이상 발생하고 5,000만원 이상의 재산손실과 이틀에 한명꼴로 사상자를 내고 있습니다.

차량 화재 원인은 무엇일까?

[김필수/대림대 자동차과 교수 : 냉각수나 엔진 오일이 부족할 경우, 과열로 화재가 생기거나 끊어진 전선이 합선되면서 불꽃으로 인해서 주변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으면서 화재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엔진오일입니다.]

차량 화재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냉각수 부족에 의한 엔진과열.

그 뒤를 어어 낡은 배선의 전기 합선으로 인한 화재도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건조한 겨울철에는 차량 화재 발생건수도 빈번해질 뿐아니라 큰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운전하던 차에 갑자기 불이 났다는 이상학 씨.

하지만 화재원인을 밝혀내는 과정 역시 그 못지않게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이상학/차량 구매 2개월 만에 화재 : 시동이 꺼지더라고요. 재차 시동을 거는 순간에 퍽 하며 순간적으로 불이 붙어버렸어요. 정신 차리고서는 우선 내려야겠다. 살아야 하니까.]

보닛에서 시작된 연기가 순식간에 자동차 전체로 퍼집니다.

화재가 난 현장은 상가 옆 도로로 만약 연료탱크까지 불이 붙는다면 주변 상가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상학/차량 구매 2개월 만에 화재 : 안 되겠다 싶어서 상가에 있는 분들에게 부탁해서 소화기를 갖다 달라고 해서 11개를 제가 뿌렸어요. 그래도 안 꺼지더라고요.]

안타깝게도 화재가 난 차량은 구입한지 두 달 밖에 안 된 고가의 외제차로 당시 주행거리는 6천km에 불과했습니다.

수리센터에 방치돼있는 화재 차량. 모두 전소돼 손도 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양 모씨/자동차 정비사 : 발화지점은 이쪽으로 생각이 드는데….]

엔진룸 내부도 새카맣게 다 타버려 화제원인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양 모씨/자동차 정비사 : 출고된 지 2개월 만에 전소하는 차는 없죠. 이렇게….]

처음 산 외제차를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화재로 잃게 된 차주는 억울하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국과수에서는 화재가 차량 자체 결함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고 엔진룸 하부에 오일이 유출되고 있었다는 감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즉, 관리소홀이 아닌 차량의 문제라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과 교수 : 2개월 정도 됐으면 운전자 입장의 관리적인 책임을 따지기 어렵습니다. 특히 새 차이기 때문에 자동차의 결함 쪽이라든지 실질적으로 신차의 경우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분명히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학 씨는 국과수 결과를 토대로 제조사의 한국 지사에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보상부분은 미국 본사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발을 빼는 한국지사.

결국 감식결과를 포함한 모든 자료를 직접 준비해 미국 본사 고객만족센터에 접수해야했습니다.

하지만 답변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이상학/차량 구매 2개월 만에 화재 : 00사 쪽에서는 정확하게 어느 부분에서 불이 났다는 판단이 안 서기 때문에 해줄 수가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화재 원인이 차량 결함때문이라는 정확한 증거를 소비자가 입증하라는 자동차 회사.

[이상학/차량 구매 2개월 만에 화재 : (한국지사에서는) 이런 차를 많이 판매를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며 소비자께서 운이 없었다고 생각을 하시라고….]

[00사 한국지사 관계자 : 국과수에서도 내용이 안 나왔으니까 결함이라고는 하는데 어디라고 정확하게는 없고 내용이 두루뭉술하더라고요. 저쪽 (본사) 하고 다 (합의) 했기 때문에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현행법상 소비자가 결함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고광엽/한국소비자원 자동차팀장 : (국과수에서도) 완벽한 원인 규명을 못 해주죠. 왜냐하면 차량이 다 타고 없으니까 발화지점 찾기도 만만치 않아서 (규명이) 어렵습니다.]

결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업체와 소비자간의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위험천만한 차량화재가 곳곳에서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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