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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비아그라·사후피임약, 전화 한 통이면…"

입력 2013-12-03 08:40 수정 2013-12-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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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부름센터하면 뒷조사를 해주거나 채무를 받아준다거나 이런 불법업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는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을 배달해주는 곳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주로 거래가 되는 게 발기부전치료제나 비만치료제처럼 의사의 처방이 꼭 필요한 것들이라고 하는데요. 가짜일 가능성도 높아서 건강과 관련한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오늘(3일) 긴급출동에서 전문의약품이 불법 거래되고 있는 심부름센터,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번화가, 골목에 세워진 자동차 안에서는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심부름센터에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직접 의뢰해본 것입니다.

[심부름센터 팀장 : (정품이죠?) 그럼요 000꺼. (찾는 사람 많아요?) 남자들은 많죠. (다른 약 파시는 건 없어요?) 다이어트 약은 한 달에 300만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전화만 하면 뭐든지 구해준다는 심부름센터 팀장.

그 사이에도 문의 전화가 이어집니다.

[심부름센터 팀장 : (혹시 사후피임약은 없죠?) 그거야 시키면 되죠.]

취재진은 심부름업체와 접촉한 지 3시간 만에 발기부전 치료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심부름센터에 가장 많이 의뢰하는 것은 구하기 힘들거나 의료기록이 우려되는 비아그라나 사후피임약, 그리고 일명 '살빼는 약'입니다.

심부름센터는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어떻게 구입하는 것일까?

[A 심부름센터 : (사후피임약) 일단 약값이 한 6만원 정도 나오고요. 수수료가 따로 있는데요. 한 23만원 들어요. 가명으로 (접수)해서 처방전 받아서 진행해 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처방전을 받고 약을 구입해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심부름센터가 있는 반면,

[B 심부름센터 : 저희 원래 (발기부전 치료제) 한 상자에 20만원씩이시고요. 이렇게 의뢰하시는 분들 매우 많아요. (정품을 구매하는 통로가 따로 있으세요?) (병원에선) 이렇게 많이 처방을 안 해주니까요.]

많이 찾는 비아그라 같은 경우는 전담 판매책을 통해 대량으로 공급받습니다.

가격도 천차만별, 성분도 불분명합니다.

[경찰 관계자 : 정상적인 유통이 아닌 건 가짜라고 보는 게 가장 맞을 것 같아요. (발기부전 치료제) 한 통씩은 국내에서는 유통이 안 돼요. 심부름센터에서 그런 것 (불법 의약품) 을 많이 하다 보니까 위험한 거죠. 검증도 안 된 성분을 먹으니까.]

그렇다면 심부름센터로 받은 전문의약품은 복용해도 되는 것일까?

구입한 비아그라가 정품인지 취재진은 몇몇 약국을 찾아 문의했습니다.

[A 약국 약사 : 이 상태로 통으로는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아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죠.]

그런데, 다른 약국에선 반대 의견을 내놓습니다.

[B 약국 약사 : (외국산이면 이상한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정품이네요. 먹어도 됩니다.]

약사들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진짜, 가짜. 직접 회사에 문의했습니다 .

한국화이자에서 보내온 답변.

이 발기부전 치료제는 성분과 제조사가 불분명한 것으로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그럼 우려되는 부작용은 어떤 게 있을까?

[박용우/가정의학과 전문의 : 비아그라의 알려진 부작용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약을 잘못 썼을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고요. 또 다이어트 약 같은 경우도 최근에 시장에서 퇴출당한 약이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고 해서 퇴출이 됐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죠.]

최근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심부름센터를 통해 불법으로 구입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김모양 : (처방 없이는) 약국에서 (사후피임제를) 안 팔아요. (심부름업체에선) 너무 쉽게 살 수 있잖아요.]

[박모양 : (비싸도) 아기 갖는 거보단 낫잖아요. 우리 나이에.]

통계에 의하면 첫 성관계 평균 연령이 중학교 2학년까지 낮아지고 낙태율이 OECD 국가 중 1위라는 우리나라.

사후피임약까지 남용된다면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심부름센터로부터 사후피임약을 수시로 구입하는 김모양.

[김모양/사후 피임약 복용자 : 생리를 한 달에 네 다섯번 한 적도 있고요. 호르몬의 리듬이 깨졌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박현태/고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 일단 월경주기가 많이 흔들려요. 질 출혈, 파탄성 출혈이라고 하는데 호르몬제 때문에 생긴 출혈이 30~40%로 보고되고 머리도 아프고 구역질도 나는 부작용이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약물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간편함 때문에 심부름센터를 찾는 사람들.

지금도 어디선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심부름센터의 불법의약품 거래로 우리의 건강의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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