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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딸 죽인 계모도, 나도 처벌하라" 생모 절규

입력 2013-11-21 08:25 수정 2013-12-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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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숨진 8살 이 양의 생모가 울산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딸을 죽게 한 새 엄마를 살인죄로 엄중히 처벌하고 아이를 지키지 못한 죄로 자신도 처벌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늘(21일) 긴급출동에서 숨진 이 모 양의 친엄마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어제 아침,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있었던 1인 시위.

지난달 24일,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숨진 이 양의 친 어머니 심 씨였습니다.

그녀가 어렵게 세상 밖으로 나온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아이 하나가 죽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제발 한을 좀 풀어주시고 엄하게 벌해주세요. 제발 부탁합니다.]

부모의 이혼 후 아버지와 살게 된 이 양.

평소 가깝게 지내던 박 씨가 계모로 들어온 후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에 시달리며 끔찍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급기야 지난달, 갈비뼈 16개가 부러지는 심한 구타를 당했고 끝내 사망했습니다.

현재 계모는 학대 치사죄로 구속된 상태.

이에 대해 생모인 심 씨는 살인죄로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학대 치사죄는 말 그대로 죽을 줄 모르고 때렸다는 얘긴데 어린아이 갈비뼈가 24개 중에서 16개가 부러졌습니다. 이게 어떻게 학대치사죄가 됩니까? 살인이지.]

실제로 아동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은 작년 한 해 집계된 것만 6400여 건.

이 양과 같이 목숨을 잃는 경우도 10년간 86명에 달했습니다.

남편의 갑작스런 이혼 요구에 양육권과 친권을 모두 빼앗긴 채 살았다는 심 씨.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아이가 클 때까지 절대 나타나지 말라고 얘기하고 아이 이름도 중간에 바뀌었더라고요.]

그 사이 아이는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이렇게 활동적인 아이거든요. 얘는…. 자기 주장이 되게 뚜렷한 아이였었어요. '엄마, 노래 불러줄게' 이러면서 노래 불러주고요.]

생모인 심 씨는 통통했던 아이가 눈에 띄게 마른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제가 다섯 살 때까지 키웠는데 또래보다 오히려 키가 크고 통통했어요. 굉장히 통통한 아이였고… 제가 받아온 최근 사진을 봤는데 너무 말랐어요, 아이가.]

이에 심 씨는 계모 박 씨가 아이를 상습적으로 굶긴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담당 경찰이) 아이가 허겁지겁 점심을 먹는 게 CCTV에 확인됐나 봐요. '밥을 보통 아이들보다 많이 담아서 먹는 모습을 보고…그리고‘(아이가) 아침을 거의 거르고 왔던 것 같습니다.' 그 경찰 말에 의해서 들었기 때문에….]

이웃들 역시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모 씨/숨진 이 양이 다니던 학원 강사 : 저는 (아이) 얼굴에 멍든 거 물어봤는데 집에서 그랬다고 말했어요. (집에서) 컵에 손을 못 댄다. 집에서는 물을 못 마신다.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아이가 학대당하는 동안 친어머니인 심씨는 친권과 양육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양 아버지로부터 접근을 거부당했습니다.

이 양이 학대당하는 사실도 몰랐을 뿐더러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었던 데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제가 아이를 더 많이 살폈어야 하고 제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 키웠어야 이런 사고가 없었을 텐데. 저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됐다는 것 때문에… 제가 죄인입니다.]

어제 저녁 열린 이 양을 애도하는 추모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엔 이 양과 함께 뛰어놀던 동네 아이들도 함께 했습니다.

이 양의 또래 친구들을 지켜보던 어머니 심 씨.

지금껏 참아온 감정이 북받쳐 오릅니다.

[신 모 씨/숨진 이 양의 친어머니 : 사랑한다 OO야… 보고 싶다 OO야… 엄마가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심 씨는 더 이상 이 양과 같은 아동학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폭행을 당하는 순간까지도 소풍에 가고 싶다고 빌었다는 8살 이 양.

이 양은 하늘나라로의 긴 소풍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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