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긴급출동] 꼬깃꼬깃한 5만 원권, 혹시 위조지폐?

입력 2013-12-05 08:26 수정 2013-12-20 20:2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하얀 종이에 약품처리를 하면 100달러 짜리가 된다는 황당한 위조지폐 사기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지폐를 위조하는 수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5만 원권을 많이 위조한다고 하는데요, CCTV가 없는 재래시장이나 노인들을 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5일)의 긴급출동에서는 위조지폐 피해의 실태,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의 한 마트.

지난 10월 31일, 위조된 5만 원권 한 장이 발견됐습니다.

정산하면서 위조지폐를 발견했다는 직원.

[피해 마트 직원 : 놀라서 손발 다 떨려서 일도 못했어요. 계속… 한 이틀 그랬나?]

현재 위조범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당시 사용됐던 5만 원권 위조지폐.

일부러 낡은 지폐처럼 만들었습니다.

[정기영/옥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컬러복사기로 복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위조범을 찾기 위해선 위폐를 유통시킨 사람부터 찾아야 하지만 현재 추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정기영/옥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위조지폐인지 몰랐다. 그게 어디서 받은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럴 경우에는 수사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최근 5만 원권 지폐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위조 사건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천 원권과 1만 원권의 위폐가 전년 대비 줄었지만 5만 원권은 무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수법도 다양해서 버스의 요금함을 악용한 어설픈 위조범부터 외국인들이 가담한 전문적인 위폐 사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약품처리를 하면 흰 종이가 100달러로 바뀐다는 이른바 '화이트 머니'.

사실 일반 종이에 불과하지만 피해자에게 보여줄 때는 약품처리를 하는 척하다 숨겨둔 진짜 100달러 지폐로 바꿔치기 해 속였습니다.

또, 블랙 종이에 약품처리를 하면 100달러 지폐로 바뀐다는 이른바 '블랙머니' 사기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위조 수법은 스캔이나 컬러 프린터를 이용하는 것.

지난 6월에 검거된 홍 모 씨는 8년동안 5천 원권을 5만 장, 무려 2억 원어치를 위조해 생활비로 썼습니다.

[홍 모 씨/위조지폐 피의자 : (진짜) 화폐를 스캔 받아서 00프로그램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들을 수정한 후 출력을 하면 (보통의) 화질은 나옵니다.]

이렇게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누구나 손쉽게 컴퓨터프로그램과 칼라 프린터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위조지폐.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위조방법 가운데 컬러프린터와 컬러복사기가 무려 97%나 이용되고 있습니다.

위조지폐 감식 전문가인 신한은행 외한사업부의 배원준 차장.

지폐 위조 수법이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배원준/신한은행 외환사업부 차장 : 이건 가짜 돈에다가 담뱃갑의 은박지를 홀로그램처럼 만들어서 부착해 놓았어요.]

담배 은박지로 홀로그램을 만든 위조지폐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또 자세히 살펴보면 위조방지를 위해 넣은 작은 글씨를 위폐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배원준/신한은행 외환사업부 차장 : 미세문자를 쓰는 방식은 아주 옛날부터 계속 내려온 것인데 재연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계속 쓰고 있는 방식입니다.]

자외선 감별기에서는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진짜 지폐에선 포도송이 그림이 유독 빛을 내는 반면, 위폐는 전체적으로 형광빛을 띄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대부분 쉽게 속아 넘어갑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배원준/신한은행 외환사업부 차장 : 뒷면은 '뒷면에 있는 것이 이게 뭐더라?' 그러니까 눈에 확 보이지 않는 겁니다. 가짜와 진짜를 (접어서) 보면 그런 부분 (확인이 쉽지 않은) 때문에 쉽게 유통이 되는 겁니다. 설마 하는 생각과 (지폐를) 접어서 쓰는 생각 때문에….]

더욱 우려가 되는 점은 절도범들이 CCTV가 없는 시장이나 노인들을 노린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위폐를 감별할 수 있을지 취재진이 실험을 했습니다.

5만 원권 위폐지만 의심없이 잔돈을 내주는 이불가게 주인.

다른 곳에서 한 번 더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의심하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지불한 돈이 위조지폐임을 밝히자 놀란 가게 주인들.

[이불가게 주인 : 그냥 5만 원짜리인 줄 알고 받았죠. (뒷면을) 보면 생각 없이 다들 받거든요.]

[반찬가게 주인 부부 : 이렇게 주면 우리는 모르겠는데요. 색이 진하다고 느끼긴 했는데 (5만 원 위폐 두 장으로) 10만 원 줄 때는 모르겠네요.]

무방비 상태에서 쉽게 속아넘어가는 상인들.

그만큼 위조지폐가 유통될 수 있는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반찬가게 주인 부부 : 나한테도 이럴 수가 있구나. 나한테도 이런 손님이 올 수가 있는 것을 느꼈어요. (작정하고) 가져왔으면 무조건 당하는 거예요.]

현행법에 의하면 장난이라도 위조지폐를 소지하다가 잘못 유통될 경우, 무기징역까지 처벌 받을 수 있는 만큼 보다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긴급출동] "비아그라·사후피임약, 전화 한 통이면…" [긴급출동] 인간 욕심이 낳은 '괴물쥐'의 역습 [긴급출동] '아슬아슬' 123층 제2롯데월드, 정말 안전? [긴급출동] "은밀한 곳 만져" vs "의료 행위"…진실은? [긴급출동] "500만 원에 거래" 돈과 교환되는 신생아 [긴급출동] '20초면 뚝딱' 범죄에 노출된 디지털 도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