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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시아나 인종비하 보도' 뉴욕 한인사회 뿔났다

입력 2013-07-15 08:50

뉴욕한인회 “진상 규명 책임 요구”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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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 “진상 규명 책임 요구” 성명서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현지 방송사의 인종 비하 발언으로 뉴욕 한인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뉴욕한인회(회장 민승기)는 14일 "NTSB와 현지 언론이 편파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며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뉴욕한인회는 "지난 6일 발생한 아시아나 214편의 착륙사고와 관련해 NTSB와 현지 언론이 공정성을 잃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NTSB가 언론을 통해 발표한 추후 조치 계획을 조속히 구체적으로 알려줄 것과 해당 언론은 편파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보도에 대한 납득할만한 진상 규명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뉴욕한인회는 이번 사고와 관련, "뉴욕 일원의 한인 동포를 대표하여 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하고 "해당 기관들의 신속하고 적절한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방송 KTVU는 지난 12일 NTSB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한국인 조종사 4명의 이름에 대해 인종비하적인 표현을 사용, 큰 논란을 빚었다.

당시 여성 앵커는 조종사 이름을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방 딩 오우(Bang Ding Ow)'라고 읽으며 이를 자막과 함께 소개했다.

'Sum Ting Wong'은 'Something wrong(뭔가 잘못됐다)'으로, 'Wi Tu Lo'는 'We too low(너무 낮다)', 'Ho Lee Fuk'은 'Holy f**k(빌어먹을)', 'Bang Ding Ow'는 '쾅, 쿵, 오우'라는 뜻을 중국식 발음으로 풍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일자 해당 방송사는 NTSB가 확인해준 명단이라고 해명하고 부적절한 보도에 사과했다. NTSB도 뒤늦게 "여름 인턴 직원이 조종사들의 이름을 KTVU에 잘못 확인해준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뉴욕 한인사회는 이번 일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인종 비하 행위일뿐만 아니라 사고의 책임도 조종사 과실로 몰고가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플러싱의 박정현씨는 13일 "아침 뉴스를 통해 전날 샌프란시스코 방송에서 그런 보도를 했다고 해서 귀를 의심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상한 비행기 사고를 쌍스러운 욕(f**k)까지 곁들여 조롱하는 보도가 버젓이 방송됐다는 데 경악했다"고 말했다.

한인들은 해당 방송사가 고의적인 보도를 했다고 믿고 있다. NTSB가 확인해준 이름이라고 해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아시안을 조롱했다는걸 금세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뉴저지 버겐카운티의 서영희씨는 "얼마 전 미국의 한 약국 체인이 영수증에 한인 고객 이름을 칭총(Ching Chong)이라고 써서 인종 비하로 100만 달러 소송을 당했는데 이번 일은 그것과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난 사건이다. 해당 조종사와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아시안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고 흥분했다.

일부에서는 NTSB가 인턴 사원의 실수라고 핑계를 대고 있으나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고 가는 기류가 이미 조성돼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인들은 "NTSB는 그간의 브리핑에서도 항공사나 관제탑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 이미 공정성을 상실한 NTSB와 현지 언론에 한인사회는 물론, 본국에서도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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