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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돌아오세요' 목포신항에서 올리는 간절한 기도

입력 2017-04-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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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돌아오세요' 목포신항에서 올리는 간절한 기도


'빨리 돌아오세요' 목포신항에서 올리는 간절한 기도


'빨리 돌아오세요'

2일 오전 멀리 세월호가 보이는 목포신항 철제 울타리 밖.

초등학교 5학년 한재천(12)군이 엄마(39), 남동생(9)과 함께 울타리에 노란 리본을 걸었다. 리본에는 '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가족의 간절한 바람이 모아졌다.

인천에서 목포까지 온 한군의 가족은 "TV로 볼 때와 느낌이 매우 다르다. 참담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말했다.

한창 장난기 가득할 9살 나이, 한군 동생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어머니는 "막내가 세월호를 보면 가슴이 아파 펑펑 울 것 같다며 오늘 안 가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막내는 형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눈물을 참고 또 참았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들어온 지 사흘째, 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 사이사이로 세월호를 보기 위한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철제 울타리를 노란 색으로 물들인 리본에는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과 '진실을 인양하라'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한다'는 바람의 글이 새겨졌다.

추모단체가 준비해 추모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노란 리본은 이날 하루 동안 3만 개가 넘게 나갔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와 백발의 노인,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은 세월호를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았다.

광주제일고등학교 2학년 양찬우, 김명준, 김민규군은 "단원고 학생들은 지금 우리와 같은 나이였다. 생각만 해도 먹먹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월호가 인양되면 꼭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직접 보니 착잡하다. 배 손상 정도가 심한 것 같아 걱정이다. 진실이 밝혀지고 9명의 미수습자들이 꼭 돌아오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윤영순(73·여)씨는 "자식 생각하는 부모 마음은 다 같을 텐데, 저들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냐"며 "먹는 게 먹는 게 아니고 자는 게 자는 게 아닐 거다"고 안타까워 했다.

윤씨는 이어 "TV로 세월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디 가지 말고 그 안에 있다가 꼭 부모들 만나라'고 기도했다"며 "꼭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주혁신도시 빛가람중학교 1학년 임수빈(14)양은 "세월호를 보고 싶다며 아빠를 설득했다. 2살 남동생과 엄마, 사촌언니도 함께 왔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세월호를 꼭 보고 싶었고 봐야 할 것만 같았다. 눈으로 보니 너무 슬펐다"고 말했다.

목포신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묵을 수 있는 컨테이너조차 지원받지 못해 천막에서 지친 몸을 누인 유가족들을 본 시민들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이정숙(56·여)씨는 "(정부 관계자)그들도 가족이 있을 텐데 자식 잃은 부모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인정이 없으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 같은 부모의 입장으로 아픔을 안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자원봉사자 부스 옆에서는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가 준비한 '세월호 진상규명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사람먼저', '보! 고! 싶! 다!' 노란 우산을 이어 붙인 네 글자가 세월호 앞에 펼쳐졌다. 세월호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추모객들은 노란 우산을 활짝 펼치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후 목포역~목포터미널 구간 약 3.4㎞를 걸으며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기는 도보순례를 진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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