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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카터 방한·방일을 보는 중국의 불편한 심사

입력 2015-04-08 22:19 수정 2015-04-08 22:20

사드·미일방위협력 강화 노림수는 '중국 봉쇄 아니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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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미일방위협력 강화 노림수는 '중국 봉쇄 아니냐' 불만

[취재수첩] 카터 방한·방일을 보는 중국의 불편한 심사


내일(9일) 오후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방한 합니다.

카터 장관 방문 관련 관전 포인트는 사드 배치 논의를 본격화할 것인지인데 오늘 국방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 논의는 공식 의제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사드 배치 논의는 없어도 카터 장관의 방일·방한 일정에 예민해지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신형대국관계를 통해 최소한 동북아 역내에선 중국의 안보상 이익을 존중하는 관계로 대우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을 제쳐두고 한·일만 방문하는 카터 국방장관의 동선은 한·미,미·일 군사동맹에 강조점을 둔 행보이기 때문에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특히 동북아시아의 냉전 후 질서인 한·미,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미국 주도의 역내 안보질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경제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매력공세(charm offensive)'를 펴는 등 한 ·미·일 삼각 구조 가운데 비교적 덜 견고한 한·일축을 파고 드는 한편 한·미 동맹의 내구성을 종종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반도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성상 대륙·해양 세력 일방의 독주를 허용하기 어려운 한국이 현상변경의 시발점이자 주공략 대상이 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난 3월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우리 외교부를 방문해 "(사드 배치 논의 관련) 중국의 우려와 관심을 중시해달라(3월, 류젠차오 외교부 부장조리)"고 한 말 기억하시죠.

주권침해나 다름 없는 주장인데 상대국 외교본부에서 거침 없이 내뱉었을 정도로 다급해 보이지 않습니까. (중국의 공공외교 감각이 투박하다는 건 논외로 하더라도 말입니다.)
[취재수첩] 카터 방한·방일을 보는 중국의 불편한 심사

중국의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한 축인 사드체계가 한국에 배치되는 건 한·미·일 삼각동맹체제의 고착을 의미한다는 인식의 일단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공식 석상에서 논의는 안해도 부지 문제 등 미국의 주요 관심사를 비공식적으로 카운터파트인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주입할 것 아니냐는 게 중국 쪽 소식통들 시각입니다.

두운롱(중국 군사과학원연구원)박사는 "사드 배치가 미국의 대 아시아 군사전략에선 100점짜리"라고 냉소성 발언을 합니다.

사드 체계의 축인 AN/TPY-2 레이더는 유사시 중국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공간좌표를 시시각각 잡아주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 들여오면 일본에 배치된 레이더 위치보다 약 2000㎞를 중국 쪽으로 서진한 자리에 공간좌표를 읽을 수 있는 '눈'이 중국을 지켜보는 겁니다.

이 때문에 중국 전문가들은 '맞고 나면 반격할 수 있는' 상호확증파괴에 따른 전략 균형을 깰 수 있는 실질적 위협으로 느낍니다.

양시위(楊希雨·중국국제문제연구소)연구원은 러시아까지 끌어들이는 영악스러움을 보입니다.

"미국이 유럽에 이어 아태지역에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포진하려 하고 있다. 만일 둘 다 배치가 끝나면 벽이 두 개 생기는 효과나 마찬가지다. 두 개의 벽으로 러시아 전략미사일시스템을 유럽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억지할 수 있다. 이는 전세계적인 전략 균형의 변형을 초래한다.사드 배치는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가 더 주목하고 있다"

성급한 예단일 수 있지만 중국의 속내는 사드 배치를 중국의 대한반도 동진 정책에 대한 쐐기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더 속을 드러내고 반대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JTBC 정용환 기자 cheong.yongw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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