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어제(16일) 저녁 "청와대의 지시로 사표를 냈다"고 전격 폭로했습니다. KBS 외압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제 저녁 KBS 기자협회 총회에 지난 9일 KBS 보도국장 자리에서 물러난 김시곤 전 국장이 참석해 KBS에 대한 청와대 외압을 폭로했습니다.
김 전 국장은 보도국장직을 사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김 전 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밤샘 집회를 했던 지난 9일 오후 1시 25분쯤, 길환영 KBS 사장이 김 전 국장을 불러 회사를 그만두라는 청와대의 뜻을 전했다는 겁니다.
[김시곤/전 KBS 보도국장 : (사장이 사표를 요구하며) 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까지 말하며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세월호 침몰 참사 보도와 관련해선 정부쪽에서 해경을 비난하지 말 것을 여러 번 주문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김 전 국장은 또 KBS에서 정치권 비판은 성역의 대상이라며, 여당을 비판하는 보도는 한 번에 그쳤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시곤/전 KBS 보도국장 : 대통령 리포트는 9시뉴스 러닝타임 20분 내로 소화하라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해외 순방 때마다 (길환영 사장이)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른바 '꼭지 늘리기' 고민이죠.]
한편 '서울 지하철 2호선 사고를 의도적으로 확대해 보도했다'는 어제 KBS 노동조합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보도본부 내부의 합리적인 판단이었다며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