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사상 최악의 '살아있는 탄저균' 배송사고가 일어나 논란이 커지자 미 육군참모총장이 "인적 실수는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 해명이 탄저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살균 처리 등 기술적 과오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돼서 의혹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박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 육군참모총장이 이번 사고에 대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오디어노 총장은 "탄저균 샘플은 규정에 따라 선적됐고, 이후의 과정에서도 인적 실수는 없었"으며 이번 사고로 위험에 빠진 사람이 없다는 것을 99.9%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규정을 어기거나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 없다며 선을 그은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80%에 달하는 탄저균은 반드시 비활성화 처리나 살균처리를 거친 후 옮겨야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을 시인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타주의 생화학병기 시험소는 이런 처리가 당연히 완료됐을 것으로 보고 미국 내 9곳과 우리나라의 오산 미군기지에 이르기까지 1년여간 10곳에 걸쳐 탄저균 샘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배송된 탄저균은 살아있었다는 게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입니다.
배송과정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초유의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겁니다.
한편, AFP 통신은 탄저균을 배달받은 곳이 오산기지를 포함해 모두 18곳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