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원들이 밀집한 서울 노량진에 가면 사람들이 꼭 찾는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노점에서 컵에 밥과 반찬을 함께 담아 파는 '컵밥'입니다. 그런데 구청이 이 컵밥 노점들의 이전 계획을 내놓으면서 울고 웃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윤정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원 수업이 끝난 오후 5시 노량진역.
길거리로 쏟아진 수험생들의 발길은 컵밥 노점을 향합니다.
한 그릇에 3000원이지만 푸짐한 양에 한끼 식사론 손색이 없습니다.
[문아름/서울시 노량진동 : 빨리 나와서 먹을 수 있고 수험생들한테 부담도 되지 않는 가격이라서 좋은 것 같아요.]
젊은층을 공략하려는 정치인들에게도 노량진 컵밥 노점 방문은 필수가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노점은 엄연히 불법인 데다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골목 통행이 힘들어지자 동작구청은 노점들을 길 건너편으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신동수 과장/동작구청 건설관리과 : 컵밥이 갖고 있는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상생하기 위해 이전하는 것이지 행정집행하거나 철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인근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황영희/인근 상인 : 컵밥(노점)이 없어진다고 하면 사람들이 엄청 많이 줄어들 거에요. 판매에 타격이 클 거에요.]
[인근상인 : 우리는 세금 내고 비싼 집세도 내는데, 거기는 (세금도 안내면서) 외제차들 끌고 다녀요. 아주 없어져야해 저거.]
컵밥집 주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전할 곳이 학원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1000만원에 달하는 규격노점 제작비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역 명물이 된 컵밥거리를 둘러싼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관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