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전엔 빈 병 몇 개 들고 가면 과자라도 바꿔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병을 회수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정부가 빈 병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보증금을 올리기로 했는데, 덩달아 음료나 술값도 오르게 됐습니다.
윤영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한 주부가 카트 가득 빈 병을 반납합니다.
그러나 손에 쥐는 돈은 천 원짜리 석 장도 안 됩니다.
[소주병 45개, 맥주병 15개 해서 2710원입니다.]
무겁고 번거로운 데다 액수가 적다 보니 술병의 경우 업소를 제외한 일반에 판매된 4병 중 1개만 회수되는 실정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빈 병을 판매처에 반납하면 보증금으로 소주병은 40원, 맥주병은 50원을 받습니다.
정부가 내년부터 이 보증금을 두 배 이상으로 올리는 안을 추진 중입니다.
1994년 이후 21년 만에 인상인데 재사용률을 선진국 수준인 95%까지 높이기 위해섭니다.
문제는 오른 보증금만큼 고스란히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는 겁니다.
소주와 맥주의 경우 약 5% 정도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시민들 반응은 엇갈립니다.
[백은희/서울 당산동 (찬성) : 환경을 아끼려면 환경부담금 정도 오르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대호/서울 등촌동 (반대) : 일단 가격이 오른다는 게 시민들에겐 안 좋은 감정이 있죠. 선뜻 나서서 반납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정부는 제조 원가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인상 금액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