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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들의 무덤' 된 지중해…44만명 목숨 건 엑소더스

입력 2015-08-12 22:09 수정 2015-09-0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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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이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은 무려 44만명을 넘어섭니다. 어렵사리 유럽 땅에 발을 디딘 뒤에도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2차 엑소더스에 나서는데요.

박상욱 기자가 이들 난민의 험난한 행로를 소개합니다.

[기자]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기착지는 지중해에 면한 리비아의 트리폴리.

중동의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와 소말리아 등 각국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이곳에 모여듭니다.

목숨을 건 행렬엔 갓난아기들도 끼어 있습니다.

브로커들에게 1인당 우리 돈 100만원 안팎을 건네준 뒤에야 이들은 난민선에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도중에 배 위에서 굶주려 죽거나 맞아 죽는 사람, 배가 뒤집혀 물에 빠져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도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은 갈수록 늘어 올해 7월까지 숫자가 이미 지난해 전체 숫자를 넘어섰습니다.

이 중 12만 4천여 명은 이탈리아로, 9만 8천여 명은 그리스로 건너갔습니다.

시리아 난민들 중 일부는 육로로 밀입국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헝가리·폴란드 등 유럽연합 EU의 외곽에 위치한 나라들은 철책까지 세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잠입을 시도한 난민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일단 유럽으로 들어오면 '셍겐 조약'으로 역내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운 점을 노리고 어떻게든 유럽 땅을 밟으려는 겁니다.

높은 실업률과 재정 적자에 시달리느라 제 코가 석자인 유럽 각국은 난민 처리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지중해를 '난민 무덤'으로 만들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구조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여력이 없습니다.

매일 수백명의 난민이 밀려드는 이탈리아 로마에선 난민시설 인근 주민들이 벌이는 항의 시위가 잇따릅니다.

그리스는 외부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 난민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급기야 유럽연합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난민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에게 6년 간 약 3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난민들이 유럽내 최종 목표지로 선호하는 독일도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난민시설에 대한 공격이 올해 상반기에만 200차례 넘게 일어났습니다.

난민 출신 이민자들과의 일자리 경쟁이나 복지 예산 급증은 유럽 각국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거기다 이들 난민이 '2등 시민'이란 차별에 북받쳐, '외로운 늑대'가 되어 테러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악몽에도 시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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