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풀리지 않는 의혹은 또 있습니다.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구조 작업 참가를 지시한 청해진함과 통영함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탈출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도 더 추궁이 필요해 보입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해군의 청해진함이 현장에 도착한 건 사고 다음날 새벽 1시입니다.
이 배엔 바닷물의 높은 압력에 몸을 적응시키는 이송용 캡슐이 있습니다.
또 수심 500m까지 내려가 16명을 구조할 수 있는 심해잠수구조정 등 최첨단 장비도 갖췄지만, 이번 구조에 투입되진 못했습니다.
[김민석/국방부 대변인(지난달 28일) : 해군에서는 당장 조류 때문에 쓰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최첨단 구조함이라는 통영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해군참모총장은 사고 당일 통영함에도 긴급 구조 작업 지원을 지시했지만, 역시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해군본부는 성능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렇다면 참모총장이 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지원 명령을 내린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감사원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또 이준석 선장과 항해사 등 4명이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이들이 왜 탈출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지도 아직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당시 자신들이 살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세월호는 9시 23분 진도 관제센터와의 교신에서 방송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세월호 :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후 9시 25분쯤 '선장님이 판단해서 탈출시키라'는 교신을 받았지만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촬영한 영상엔 9시 38분까지도 방송 장비가 정상이었습니다.
[안내방송(9시 38분) : 구명동의 내 끈이 제대로 묶여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고….]
그런데도 9시 47분,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들에게 아무런 탈출 지시 없이 배를 빠져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