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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성지순례 대폭 축소…추첨제로 1천 명만 참여|아침& 세계

입력 2020-08-03 08:45 수정 2020-08-03 10:26

김수완 한국외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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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한국외대 교수 인터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 시간입니다.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에서 이슬람 최대 행사인 성지 순례 하지가 진행됐습니다. 전 세계 이슬람 교도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서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 대사원 신전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해마다 하지 성지 순례 기간에 볼 수 있었던 모습입니다. 250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백 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도 수시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해외 순례자 참석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무슬림과 내국인 신청자들 가운데 추첨으로 선발된 1000명만 순례에 참여 시켰습니다. 이들은 마스크를 끼고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셰이크 압둘라 빈 술레이만 알마네아/사우디아라비아 왕실 고문 : 병자를 치유하고 전염병을 없애달라고 신께 부탁하고 의학 종사자들이 치료에 전념하고 백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에 집중하십시오.]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추첨제라는 극약 처방과 함께 방역 활동에 만전을 기울였습니다. 순례자들은 메카에 오기 전 7일 동안 자가 격리 기간을 지키고 메카에 도착한 뒤에도 지정된 숙박 장소에서 의무 격리를 마쳐야 비로소 순례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수시로 열 체크를 하고 순례복과 기도용 깔개 모두 당국이 제공하는 것만 사용 했습니다. 세계 보건기구 WHO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하난 발키/WHO 항균제 내성 담당 부국장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하지 기간에 250만에서 3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해 온 순례지를 수년간 관리해 온 경험에 따라 대처하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슬람 최대 행사인 하지 성지순례 모습까지 이처럼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중동지역학 박사인 김수완 한국외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올해 사우디 정부가 하지 성지 순례를 추첨제로 하겠다고 밝힌 뒤에 전 세계 이슬람 교도들 그야말로 충격에 빠지고 항의도 빗발쳤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슬람 교도들에게 하지 성지순례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야겠죠?

    그렇죠. 무슬림들에게 이 하지 성지순례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무슬림들이 지켜야 될 이슬람의 5개 기둥, 즉 5주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신앙증언인 샤하다. 그리고 하루 5번 기도하는 살라트 그리고 1년에 수입의 40분의 1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자선인 자카트가 있고요. 그리고 1년에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에 행하는 라마단이라고 하는 단식이 있고요. 마지막이 바로 성지순례인 하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하지는 무슬림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고요. 이슬람력으로 신성한 달로 여기는 12월에 행하는 순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평생의 한 번은 꼭 이 성지순례를 해야 된다는 어떤 종교적인 의무감과 신성함이 있기 때문에 평소에 꾸준히 돈을 모아서 이 하지를 위한 성지순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정도로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 지난 3월에는 비정기 성지순례가 아예 금지된 적도 있었잖아요. 최대 행사인 하지 성지순례도 대폭 축소가 됐는데 과거에도 혹시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까?

    지난 3월에 사실 사우디 당국이 코로나 확산 때문에 메카 대사원을 폐지하고 비정기 순례까지 취소를 했는데요. 이 성지순례는 제가 잠시 전에 말씀드린 정지 성지순례인 하지와 1년 중 임의대로 언제나 할 수 있는 비정기 순례인 움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에 사우디 당국이 이 비정기 순례 움라까지 취소를 했는데요. 이렇게 과거의 역사를 보면 이슬람이 창시된 후에 7년이 지난 629년에 이 성지순례인 하지가 처음으로 시작됐고요. 1932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건국을 합니다. 그런데 이 사우디 건국 뒤에는 단 한 차례도 취소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1917년에 그렇게 전 세계를 유럽을 공포에 넣었던 이 스페인 독감 때도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이전에 정치적인 이유나 전쟁 등으로 약 40차례 취소된 경우는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적이거나 전쟁 이외의 이유로 취소된 적이 1831년에 인도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번지면서 성지 메카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순례객들이 왔는데 이 순례객들이 4분의 3이 목숨을 잃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도 1837년이나 1858년에 전염병으로 세 차례나 중동의 성지순례가 중단됐고 그 이후에 7년 동안에 아예 열리지 못했던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 그랬군요. 사우디 정부로서는 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종교적 타격도 있겠지만 경제적으로도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었잖아요. 하지 성지순례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그렇습니다. 최근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굉장히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요. 그 이유가 유가가 급락하고 또 원유 수요 감소로 가뜩이나 국가 재정이 어려운 데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그런 입장인데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이 성지순례는 매년 이슬람력으로 12월에 하는 정기순례인 하지와 연중 어느 때나 하는 비정기순례인 소순례, 아랍어로는 움라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이어지는데 이 하지와 움라 통틀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성지순례를 통해서 약 120억 달러 약 14조 6000억 원에 대한 수입을 얻게 되는데 이번에 사우디 정부가 이 수입을 거의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제 순례를 담당하는 사우디 성지순례부의 장관이 말하기를 이러한 이번 결정이 성지순례가 전염병과 관련된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예방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준수함으로써 공중보건 관점에서 안전하게 수행되도록 하기 위해서 취해졌다고 말하면서 이런 선택이 정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우디가 코로나19로 감염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의 하나인데요. 이틀 전 통계를 보니까 확진자가 무려 27만 8000명이 넘었고요. 사망자도 6000명에 달해서 굉장히 사우디 당국으로서는 긴장하고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며 또 이 성지순례 이후에 이슬람 최대 명절이 옵니다. 이것을 아랍어로 이드 알 아드하라고 하는데요. 이 연휴가 이어지는데 이 명절 기간 중에는 사람들이 서로 관광하고 또 소비가 이루어지는 성수기이기도 하고요. 가족들이 서로를 방문하는 일이 빈번해지기 때문에 사우디 정부를 포함한 그 이슬람권 정부가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굉장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긴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각국 국민들의 일상부터 신앙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의 세계를 얼마나 더 변화시킬 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깊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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