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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옥철 내리니 지옥버스…판교 '출근길 전쟁'

입력 2017-02-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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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옥 같은 출퇴근길' 하면 숨막히는 '지옥철' 떠올리시지요. 여기에 터질듯한 '지옥버스'까지도 매일 견뎌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전쟁 같은 출근 현장'을 밀착카메라가 담아왔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철역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뛰기 시작합니다.

이번 차를 놓치면 지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1분 1초가 아깝습니다.

[(어디 가는 길이세요?) 출근해야 해요!]

버스는 이미 가득 찼지만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올라탑니다.

팔이 걸려 문도 닫히지 않는 아찔한 상황. 그래도 끝까지 버티다 옷이 끼인 채로 출발합니다.

제대로 된 안내나 줄도 없어 결국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 닫습니다. 그만! 뒤차 타세요.]

[박다정/경기 용인시 상하동 : 저도 버스 한 5~6대 보냈어요. 질서도 없고, 줄을 서도 의미가 없어요. 버스가 그냥 막 지나가기도 하고…]

그럼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탑승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타보겠습니다. 가까스로 계단에 올라서자 어렵게 문이 닫히고 차가 출발합니다.

[버스 기사 : 손님? 손님? 사이드미러가 안 보입니다.]

타는 곳과 내리는 쪽에 끼어 가는 승객들은 잡을 것도 없어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흔들립니다.

좌석이 22개 있는 이 버스에 실제로 탄 사람은 50여 명입니다.

이렇다 보니 일부 직장인들은 강추위에도 15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갑니다.

[곽인철/경기 용인시 풍덕천동 : 급하고 걷기 힘들면 버스 타기는 하는데, 사람 너무 많으면 굳이 엉켜서 탈 생각은 없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가 시작된 건 5년 전으로, 대중교통 문제가 처음부터 심각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입주 첫 해 3만 명이었던 전체 근로자 수가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 7만 2천명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버스를 4분 간격으로 배치해도 부족한 상황이 됐습니다.

여기에 노선마저 똑같다 보니 승객들이 분산되기는커녕 무질서하게 일단 타고 보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여상현/경기 수원시 영통동 : 큰 회사는 셔틀 운영도 하는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셔틀버스를 운영하지는 않죠.]

버스 기사들은 무정차 하지 않겠다는 안내까지 붙여놨지만, 밀려오는 승객들을 막지는 못합니다.

[버스 기사 : 못 말리니까 저희가 오히려 그래요. 다음 차 타라고. (그래도 승객들이) 계속 타니까. 저희도 아무래도 용량이 있다 보니까 무작정 태울 순 없죠. 오히려 뒤차 오니까 뒤차 타라고. 그런데 자꾸 올라타죠. 그럼 저희도 힘들죠.]

자가용 출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판교 테크노밸리 출퇴근 차량은 2만 3000대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주차 공간은 1700면이 모자랐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직원들은 서울 강남구 수준인 매달 20만원씩을 내고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마저도 자리가 없어 불법으로 세운 차들도 곳곳에 보입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주차난과 대중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노면전차인 트램을 내년 개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습니다.

또 올해 안으로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도입 준비 중이지만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입주가 완전히 끝나는 내년 말쯤이면 출퇴근 하는 사람도 지금보다 배로 많아질 전망입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이곳에서만 70조원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요. 경제 규모와 어울리지 않는 교통대책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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