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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반복되는 구제역…마장동 상인들도 뿔났다

입력 2017-02-20 21:42 수정 2017-02-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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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제역이 발생한지 보름째입니다. 7년 전에 최악의 구제역 사태를 이미 겪고도, 달라진 게 없지요. 축산업계는 초비상입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 밀착카메라가 다녀왔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시간, 화물차들이 시장 입구로 줄지어 들어섭니다.

냉장 화물칸을 채운 건 밤사이 도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각종 소와 돼지 등 축산물입니다.

[(어디서 온 것들이에요?) 전국에서 올라오죠.]

사람보다 큰 고깃덩이를 등에 짊어지고, 정육점을 부지런히 오갑니다.

화물차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시장 안은 북새통이 됩니다.

지금이 새벽 3시를 막 넘긴 시각인데요. 보시면 시장 골목 안은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도축된 축산물들을 실은 화물 차량들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운송 물량은 보름새 절반이상 줄었습니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건 운송물량, 두수. 그게 좀 준 같아요. 평상시보다…]

전국에서 1400마리가 넘는 소가 도살처분되고, 정부의 가축이동제한 조치로 물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넘겨받은 상인들은 곧바로 뼈와 살을 가르는 발골작업에 매달립니다.

소 한마리를 부위별로 손질하는데 4~5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물량 부족으로 일감이 줄면서 오후가 되면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윤종욱/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상인 : 지금 많이 일거리도 없고, 장사도 안 되고 그렇죠. 지금 현재는 일도 빨리 끝내고, 저희들은 거의 12시 안 되면 끝납니다.]

구제역 여파로 소고기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산 소고기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백갑순/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상인 : 여기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 사람이 없어요. 사람이 나와야 뭘 팔든지, 장사를 하든지 하지.]

시장 구경을 하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김영신/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상인 : 중국인 관광객, 홍콩 관광객도 거의 없고, 이 정도로 가다간 문 닫을 정도에요.]

시장 상인회가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나눠주려고 사은품으로 준비한 온누리 상품권은 며칠째 절반 가까이 남아있습니다.

[이거 봐요. 온누리상품권. 이게 하루 이틀이면 다 나가거든요. 지금 며칠째 이러고 있어.]

납품용 고기를 보관 중인 대형 냉동창고도 텅 비었습니다.

[이근성/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상인 : 구제역 터지고 나서부터 거의 물량이 나오질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냉장고가 지금 많이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한우를 보관 중인 냉장창고 안으로 들어와봤습니다. 안쪽으로 들어와 보시면요. 한우 등심이나 양지 같은 인기부위들이 종류 별로 나뉘어있는데요. 평소대로라면 제 키 만큼 차있어야 되지만 평소 물량의 3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상인들만 7천여명에 달합니다. 상인들은 행여나 전파속도가 빠른 돼지까지 구제역이 확산될까 걱정입니다.

[박재홍/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상인 : 소 판매하시는 분들이 거의 50%는 판매량이 줄어서 울상입니다. 돼지까지 구제역이 온다면 앞으로 굉장히 어려운 지경일 겁니다.]

축산 농민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구제역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은 마쳤지만, 항체가 형성되는 이달 말까지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낳은 2010년 구제역 사태 이후에도 백신 접종 관리 등 정부의 뒷북 방역대책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가 가축 방역 시스템을 원점부터 꼼꼼히 점검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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