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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개입' 첫 구체적 물증…녹음 시점 봤더니

입력 2016-11-06 22:19 수정 2016-11-0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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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순실 씨가 국정 현안을 상의하는 대화 파일이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은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는데요. 취재 기자와 그 내용과 의미들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서복현 기자, 구속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문고리 3인방으로 대통령의 핵심 참모 아닙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국민 누구나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가지고 있을 수는 있지요. 하지만, 비선 실세라는 최순실씨, 그리고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 그 중에서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부속비서관에게 국정 현안 의견을 전달한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앵커]

대통령의 핵심 참모와 최순실 씨가 그냥 얘기도 아니고 청와대 그리고 여러 부처와 관련된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최씨의 육성 파일이 나왔다는 건데 이걸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그동안 최 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수없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JTBC가 최순실씨가 받아본 청와대 파일들을 공개하면서 대통령도 바로 사과를 했는데요.

그런데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최순실 씨에게 많은 자료가 갔다 여기까지만 확인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실제로 최씨가 구체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국정에 개입한 정황 물증이 나온겁니다.

[앵커]

청와대가 자료가 무더기로 갔다는 것은 JTBC 보도로 확인이 됐는데, 이걸 갖고 의견을 냈다던지 최순실씨가 그야말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정황이다 이렇게 볼수가 있겠죠.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녹음파일 77개를 가지고 있었다고해서 그게 핵심이 될거라고 보도를 했는데, 이씨가 그건 모두 파기했다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이미 77개 녹음 파일을 파기했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파악이 됐고요. 검찰에서도 같은 내용을 진술했습니다. 또 있다고 하더라고 최 씨가 이 전 사무총장과 나눈 대화는 그야말로 최씨의 목소리 정도 수준이라면, 정호성 전 비서관과 나눈 대화는 국정에 개입한 생생한 정황이어서 그 파급력에서 비교가 안 되는 문제입니다.

[앵커]

육성 파일이 녹음된 시점도 중요해보이는데요.

[기자]

네, 박 대통령 취임 이후에 최씨와 나눈 대화가 녹음된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유세 등 대선 준비 차원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취임 후 공식 업무 과정에 이 육성파일이 녹음이 됐다 이렇게 볼 수있는 겁니다.

[앵커]

대선과정, 취임준비 과정이 아니라 취임후에 그야말로 국정을 논의하는 그런 내용들이 최순실과 정호성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는 파일이 여러개 존재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대통령은 이전에 좀 다른 얘기를 했었죠. 최씨의 의견을 들었다고는 했지만 보좌진 체계가 완비되기 전에 들었다는 거잖아요.

[기자]

보좌관이 체계가 완비가 된 다음에는 그만뒀다고 그랬는데요. 정확히 언제까지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데요. 중요한건 정 전 비서관이 압수당하기 전까지 사용하던 휴대전화였다는 점이 중요한 대목입니다. 박 대통령 취임이 벌써 3년 9개월 가량이 지났는데.

압수수색 전까지 정 전 비서관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라면 아마도 대화가 녹음된 것도 지금으로부터 그리 먼 얘기는 아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이전 내용과 최근의 내용이 모두 포함돼있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정적인 얘기는 좀 정리를 해보면, 검찰이 최순실의 육성을 갖고 있다. 이게 바로 정호성 전 비서관이 청와대 있을 당시에 청와대 업무를 논의한 육성 파일을 갖고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대개 통화내용 녹음이나 회의 내용 녹음 이런건 뭔가 상대방하고 좋지 않은 관계인 경우가 많은데 정호성씨가 이걸 모두 녹음해 놓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추정이 됩니다. 저희도 취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 있으면 상대의 동의를 얻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 녹음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그 말 하나하나를 빼놓지 않기 위해서인데요.

정 전 비서관도 아마도 이런 이유때문에 녹음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앵커]

최순실을 경계해서가 아니라 마치 상관 지시를 받아 적듯이 하나도 빠뜨리지 않기위해서 녹음을 했다. 그렇다는 추정인거죠?

[기자]

네 꼼꼼히 챙기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역시 녹음한 이유는 검찰이 확인중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파장이 아주 클텐데 검찰 수사가 들어간 상황에서 정 전 비서관이 이 휴대전화 파일을 지우거나 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지난 29일 검찰이 정 전 비서관과 안종범 전 수석을 비롯해 대통령 전현직 참모들을 압수수색했지요. 사실 한 템포 빠른 수색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압수수색을 안한다고 비판이 있었던게 사실인데요. 정 전 비서관 부분은 국면이 전환된 뒤였고 그러면서 곧바로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때문에 정 전 비서관이 대비하지 못한게 아닌가 보여집니다.

[앵커]

검찰이 이전에는 압수수색이 늦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이 부분에서는 국면이 확 바뀌면서는 굉장히 빨리 들어갔던 부분이 있었고, 현재 검찰은 대화 내용을 모두 확인한 상태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낙에 파장이 클 파일이기때문에 계속해서 확인중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중요한 부분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최순실씨가 정 전 비서관과 논의를 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또 대화 내용의 수위는 최씨에게 유출된 각종 자료들을 되짚어 보면 추정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현재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 누설, 그러니까 최씨에게 각종 국정 자료를 넘긴 혐의로 구속이 돼 있는데요. 태블릿PC 자료도 정 전 비서관이 넘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통령 연설문,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을 포함해서요. 국무회의, 수석비서관 회의 자료 등이었습니다.

또 창조경제 관련 자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민정수석 추천 관련 자료도 최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지요. 민감한 자료들이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료들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자료들이 넘어갔던 것으로 봤을 때 최순실 씨와 정 전 비서관의 의견 교류 수위도 상당히 높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서기자 말대로라면, 정 전 비서관은 어느정도 인정한 부분이죠. 기밀 유출에 대해서. 기밀을 유출했고, 흘려주고. 최순실 씨가 다시 의견을 내고. 결국은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는 이런 관계였다고까지 얘기를 하면 지나칠까요?

[기자]

최순실 씨가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지시한 것이다. 이 부분까지는 직접적으로는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 씨는 박 대통령과 40년 가까이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고요.

정 전 비서관같은 경우는 98년도,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때, 20년이 채 안 되죠, 인연이. 기간으로 봤을 때는 최 씨가 훨씬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왔고 또 자료들을 봤을 때도요, 정 전 비서관이 최 씨에게 넘겼던 자료들은 사후 자료가 아니라 사전에 사실상 보고 형식으로 자료를 건넸기 때문에 이런 것을 봤을 때 정 전 비서관과 최 씨의 대화는 사실상 최 씨가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아마도 최 씨의 의견이 정 전 비서관에게 넘어가는, 이런 흐름의 대화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육성 파일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대통령 담화문, 이전의 사과문 내용에도 관심이 가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 25일 대통령 사과문 중에 이 대목을 한 번 들어보시지요.

[대국민 사과/지난달 25일 :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연설문이나 홍보물로 한정했지만 일단 정 전 비서관과 최 씨의 육성 파일에는 국정 현안과 관련된 내용이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해명과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지난 4일 담화문에서도 최 씨와의 관계를 언급했잖아요?

[기자]

네, 그렇죠. 지난 4일 담화문 발언도 들어보시지요.

[대국민담화/지난 4일 :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고 왕래하게 됐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면 개인사를 도와준 사람이라고 최 씨를 언급했는데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국정 현안 의견을 전달했다면 단순히 개인사 문제로 넘어갈 수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검찰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앵커]

최순실 씨가 국정 관련한 의견을 냈다, 이건 분명해졌고요. 거기에 그 의견이 국정에 반영이 되었느냐가 핵심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 검찰이 그 내용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요, 당시 국정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또 당시 대화 내용과 국정 상황과 비교를 해본다면 실제 그 의견이 반영되었는지 확인하는데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앵커]

정호성 씨가 부속실 비서관인데, 정호성이 세다는 건 다 아는 얘기인데, 아무리 센 문고리 3인방 핵심 참모이기는 하지만 부속실 비서관이 국정 전반을 모든 것을 아울러서 지시하고 관철시킬 수 있다, 이렇게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자]

네, 중요한 사항의 의사 결정권은 없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대통령이 얼마나 관여했느냐, 이 부분과도 연결 됩니다. 물론 정 전 비서관 조서로 의견이 보고가 되었는지, 전달되었는지 확인은 해야할 텐데요.

확실한 건 말씀하셨듯이 정 전 비서관이 핵심 참모이기는 하지만 국정 운영에 대한 의사 결정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의견을 전달했다는 건 본인만 알고 있어라, 이런 차원에서 의견을 전달했을 가능성은 없는 거거든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최 씨가 의견을 전달하면 과연 이것이 어떤 통로로 유통이 되고 실제 얼마나 반영이 되었는지, 또 박 대통령에게 전달이 되었는지, 이 부분은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합니다.

[앵커]

개인적인 대화는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히 국정 현안을 논의한 녹음 파일이라는 건 확인이 된 것이고요. 정 전 비서관이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구속된 상태죠. 정 전 비서관이 최 씨로부터 받은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 이 부분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 같고요.

또 육성 파일 외에도 다른 루트로 의견을 들어 참고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육성 파일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왜 최 씨와 그런 대화를 했는지도 확인이 되어야 합니다. 최 씨와의 의견 교류가 박 대통령의 지시였는지도 검찰 조사에서 확실하게 드러나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앵커]

대통령 담화문을 보면 특정 개인의 일탈 행위, 이런 쪽으로 귀결이 되었는데 이거 역시 정호성 씨가 책임을 모두 뒤집어쓸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정 전 비서관 입장에서는 이 육성 파일이 존재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통령과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자신과 최 씨 사이의 일이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답변이지요. 이 때문에 검찰도 진상 파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 중인데 앞으로도 이번 사건, 대통령 조사도 예정 되어 있는 상태고요, 핵심 열쇠라고 볼 수 있겠네요. 서복현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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