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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박스 깔고 노숙…제주공항 '난민수용소' 방불

입력 2016-01-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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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설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거야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문제는 하루가 넘도록 비행기를 기다려야하는 승객들에 대한 대책, 사실상 없었다는 겁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혹시라도 표가 있을까, 발권데스크 앞에는 줄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쉴 곳을 마련해 달라고 항의를 해보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결국 공항 바닥에 종이박스를 깔고 밤을 맞습니다.

[송현규/세종시 조치원읍 : 담요를 좀 지원해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어서 여기 있는 분들이 불편해하고 있어요.]

편의점 진열대는 텅텅 비었고, 배고픔에 지친 승객들은 먹다 남은 음식으로 겨우 끼니를 때웁니다.

제주도와 한국공항공사는 오늘(24일) 새벽 부랴부랴 600여 개의 모포와 간식 등을 제공했지만 수천 명에 이르는 승객에겐 턱없이 모자란 양이었습니다.

제주도는 승객의 숙소 이동을 위해 차량을 배정한다고 했지만 정작 인근에 갈 만한 숙소에는 방이 없습니다.

[임병섭/대구 동구 : 숙소를 잡으려고 해도 미리 다른 사람이 잡은 곳이 많고 찜질방도 복잡하다고 하고요. (이동하려면) 택시비도 10만원 이상 한다고 해요.]

제주도의 경우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재난 위기대응 실무메뉴얼에는 대규모 결항 시 승객 편의 제공 계획은 없습니다.

국민안전처의 재난 대비 계획에도 이런 상황에 대한 대책은 없습니다.

제주도의 한 담당 공무원은 "재난대책본부가 꾸려지면 상황에 맞게 처리하게 돼 있다"고 해명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해외 관광객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리리/중국 관광객 : 제가 알기로는 공항에서 결항이나 지연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지자체와 공항, 항공사의 엉성한 대책 속에서 오늘도 2000명 이상의 승객들이 제주공항에서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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