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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같은 거야" 5살 조카에게 차마 못 전한 전쟁 현실

입력 2022-03-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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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인이든 러시아인이든 취재진이 만난 사람들은 '상식에 반한 전쟁'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어린 조카에게 전쟁을 설명할 수 없어 우리는 지금 '캠핑 중'이라고 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는데요.

이어서 윤재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따냐/우크라이나 국적, 한국 거주 2년 : 갑자기 언니한테 연락이 왔어요. 미사일 포격 소리 때문에 일어났고 대피 중이라고 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기도했어요. 언니가 안전하고, 사람들이 안 죽고…]

2년 전 한국으로 온 따냐씨.

우크라이나에 있는 쌍둥이 언니와 조카는 키이우에 있다가 폴란드 국경으로 대피했습니다.

소식은 영상으로만 접합니다.

[올랴/따냐의 언니 : 마트에 먹을 게 거의 없어요. 빵은 거의 다 팔리고 없고 밀가루도 없어요.따냐가 전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고 말해줘요. 그게 기분이 좋아요.]

다섯살 조카에게는 전쟁이란 현실을 차마 설명하지 못 했습니다.

[따냐/우크라이나 국적, 한국 거주 2년 : 캠핑 같은 거 하라고(한다고) 했어요. 조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비행기인데 그 때 언니한테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나 이제 비행기가 싫어요. 무서워'.]

가장 분노하는 건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빼앗으려 하는 겁니다.

[따냐/우크라이나 국적, 한국 거주 2년 : (왜) 지하철이나 지하실에서 숨어서 살아야 하나요? 우리 러시아 사람들 미워하지 않아요. 그냥 러시아 대통령을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 잘못하는 거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6년 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했고, 국내 방송을 통해서도 얼굴을 알린 일리야씨.

최근 온라인에서 아버지가 러시아, 어머니가 우크라이나 국적이라고 알려진데다,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실제 부모님 국적은 둘 다 러시아입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올린 건 '상식의 차원'이었습니다.

[일리야/6년 전 러시아에서 귀화 :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유럽에서 2022년에. 저는 항상 폭력 반대예요.]

그러나 점차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괴롭습니다.

[일리야/6년 전 러시아에서 귀화 : 러시아 방송을 보기 시작했는데 육체적으로 아플 정도로 너무 왜곡되어 있어요. 전문가들도 MC분들도 되게 유명한 기자들인데 '전쟁을 해야 평화를 이룬다, 사람을 죽여야 사람을 살린다'…]

반전 시위에 다녀온 그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신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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