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도보다리' 대화였습니다. 두 정상 사이 대화의 양만 놓고 봐도 40여분 동안 배석자 한 명 없이 속내를 주고받은 이른바 '도보다리 회담'이 가장 깁니다. 당시 대화는 녹음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정상만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이 됐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30일) 그 일단을 풀어놨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새소리에 묻힌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도보다리에서는 주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묻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해줬다고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회의에서 밝힌 내용을 전했습니다.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 김 위원장이 미국의 입장 등을 계속 물어와, 문 대통령이 답을 해줬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당일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이 뭔가 말을 하면 문 대통령이 손짓까지 섞어 가며 길게 답을 합니다.
분석해보면, 발언 시간도 문 대통령이 2배 가까이 깁니다.
이렇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반응을 종합해 미국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다음날인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75분 동안 통화를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상 간 핫라인에 대해서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아 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