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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혈세투입하는데…정관계 복마전 된 '기업 워크아웃'

입력 2015-05-04 21:55 수정 2015-05-0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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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경남기업의 비정상적인 세번째 워크아웃에는 로비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집니다. 그런데 이것이 더 중요한 것은 경남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수천억원씩 투입해가면 기업을 회생시키는 워크아웃 제도. 그러나 취재 결과 워크아웃은 기업과 정관계의 로비로 얼룩지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박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경제 관료의 엘리트 코스인 재정경제부 1차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거친 정통 금융관료입니다.

두 사람은 최근 법무법인 지평과 율촌에 영입됐습니다.

로펌들이 수억원대 연봉을 주면서 변호사도 아닌 이들을 모셔가는 이유는 뭘까.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재경부와 금융위원회, 금감원을 '수퍼갑'이라고 부릅니다.

[박주근 대표/CEO스코어 : (금감원, 금융위 영향력이) 상당하죠. 어쨌든 워크아웃을 들어가면 채권단이 어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꼴이기 때문에, 그 은행들은 특히 국책은행들은 금감원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죠.]

취재진이 국내 6대 로펌의 고문과 자문위원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분석한 결과 167명 중 128명, 76%가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금융감독원, 공정위, 국세청 등 기업 제재 관련 경제부처 출신이 절반이 넘는 92명에 달했습니다.

로펌은 왜 변호사도 아닌 이들 경제 공무원들을 큰 돈을 주고 스카웃할까.

[김우일/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 정치권 쪽에 울타리로 막아줄 네트워크죠. 뭔가 통하는 선. 이 라인을 잡기 위해서 공직에 있는 사람을 경영자 자리에 앉혀두면서 실제로 비즈니스는 안 시키죠. 주로 그런 일을, 대외 협상.]

정부 로비 의혹이 불거진 경남기업의 경우 로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이들 경제 교위 관료들을 직접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경남기업의 고위공무원 영입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임창열 전 재정경제원 장관과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당시는 성 전 회장이 이른바 행담도 사건에 연루돼 1심 재판부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시점입니다.

성 전 회장은 그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았습니다.

성 전 회장은 이런 금융권 로비력을 바탕으로 2011년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경남기업 관계자 : 그때 졸업한 게 이상한 겁니다. 여전히 부실이라는 것은 현금이 계속 부족했거든요.]

금융권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권 실세에게 직접 로비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LS그룹 구명 로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이국철 전 SLS그룹 회장은 계열사 워크아웃을 막기 위해 당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억대 금품을 제공합니다.

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보좌관에게도 금품을 건넸습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금호산업 매각에도 정관계 유착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당시 채권단으로부터 사실상 경영권을 위임받은 게 대표적인 특혜 논란입니다.

국민 돈을 수천억원씩 투입하는 기업 회생절차가 결국은 전현직 금융관료와 정치권, 그리고 기업의 배만 불리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워크아웃이 로비로 얼룩지면서 부작용도 되풀이됐습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건설의 남상국 전 사장이 정치권에 20억 원이 넘는 대선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됐고, 결국 남 전 사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2의 남상국, 성완종이 나오지 않기 위해선 관치 금융부터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윤석헌/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 금융기관에도 그동안 관치금융에 젖어서 어떤 당국에서 압력을 넣으면 다 쫓아가고 그랬거든요. 금융기관도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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