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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55분, 딸에게서 걸려온 전화만 받았더라도…"

입력 2014-04-2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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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탑승자 가족중엔 저희와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고, 엊그제 다시 모시려 했으나 방송 직전 따님의 사망 소식이 들려와서 연결하지 못했던 김중열 씨를 기억하시는지요. 김씨는 사고 당일 딸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전했습니다. 시연 양이 전화를 했던 시간은 사고 후 한시간이 더 지난 9시 55분이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저녁,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김시연 양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시연양의 아버지 김중열씨는 JTBC 뉴스에 출연을 앞두고 있었지만 뉴스 시작 직전에 딸이 발견됐다는 비보가 전해져 황망하게 달려갔습니다.

하루 뒤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빈소에는 시연 양을 아끼고 사랑했던 친구들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평소 귤을 좋아한 시연 양을 위해 사랑한다는 글귀를 빽빽히 적어놓은 귤과 귀여운 인형, 사탕, 초콜릿까지.

빈소라기 보다 여느 여고생의 방을 연상시킬 정도입니다.

한 가운데에는 장난기 넘치는 시연 양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마냥 밝기만 해 철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집에서는 맏딸로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던 딸을 생각하면 김 씨는 그저 고맙고 미안할 뿐입니다.

[김중열/고 김시연 양 아버지 : 큰 애(시연 양)한테는 장녀라는 그런 느낌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많이 준 것 같아요.]

김 씨는 사고 당일 9시 55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시연 양이 9시 45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구명조끼를 입고 있고 구조선이 와서 지금 나가야겠다고 말했고 10분 뒤 아버지 번호를 눌렀지만 받지 못했던 겁니다.

[김중열/고 김시연 양 아버지 : 전화기를 옆에 놓고 일을 하는 편인데, 그때는 제가 잠깐 주변에 다녀왔던 그런 상황 같습니다. 그 불과 5분 사이에 제가 (딸의) 전화를 못 받았던 것이죠.]

누구보다 밝고 씩씩했던 예쁜 딸이 또 한 명 우리의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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