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성애자와 성전환자 등, 이른바 성소수자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침묵에 꽁꽁 갇혀진 이슈였습니다. 그래서 JTBC가 우리나라 관공서에 처음으로 등장한 동성애 광고에 주목해봤습니다. 서울의 한 구청이 동성애 단체 대표가 의뢰한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오랜 검토 끝에 게시한 겁니다.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윤유빈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2층 버스에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내용의 광고판이 달렸습니다.
캐나다 벤쿠버 시청 건물에는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나부낍니다.
외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이 우리나라에서도 펼쳐졌습니다.
서울 종로구청의 광고 게시판.
"동성애를 인정하라"는 내용의 광고가 걸렸습니다.
용산·광진·은평 등 다른 구청에도 조만간 광고가 실릴 예정입니다.
[선종극/종로구청 광고물 관리팀장 : 해당 내용상 큰 문제가 없어서 신고 내용 접수해서 게시하도록 했습니다.]
사흘전, 서울 시내 버스 천 여 대의 전자 게시판에도 같은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구청과 버스에 광고를 낸 주인공은 동성애자 26살 이계덕 씨.
2008년 군 복무시절 '커밍아웃'한 이 씨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사비 3백만원을 들여 광고를 냈습니다.
[이계덕/동성애자 : (동성애자) 얘기를 못 꺼내죠. 꺼내는 순간 '변태다' '어떻게 그러냐'…. 딴사람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사람들 인식이 '더럽다', 또 하나는 우리를 성적으로만 본다는 거…]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김선희/경기 성남시 : (동성애자도)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분들의 인격을 존중해드려야….]
[양훈목/서울 둔촌동 : 아무래도 유교적 사상때문에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고….]
특히 기독교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홍재철/한국기독교 총연합회 회장 : 사회 법질서를 어지럽게 하고 다수의 사람이 혐오감을 느끼는 일은 안되는 거죠.]
일부 구청은 민원이 제기될 경우 광고를 내리겠다고 밝혀 갈등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