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세월호특별법 협상 타결' 정치권, 누가 울고 웃었나?

입력 2014-10-02 08: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슈격파, 오늘(2일)은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정치권 이슈에 대해 이주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세월호 특별법 협상 타결을 두고 여야의 득실을 따져봐야겠습니다.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정치권에선 한마디로 여당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수사권하고 기소권은 내줄수 없다는 입장을 끝까지 지켜낸 데다 정부조직법 등 법안 처리까지 약속을 얻어내는 실리를 챙겼기 때문입니다.

"3권 분립 원칙에 따른 사법체계를 흔들 수 없다"는 논리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넘겨주는 것을 막아냄으로써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이나 청와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막아낼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안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상조사위가 꾸려지고 특검 나서는 기간이 최소 1년 이상인데, 그러면 2016년 총선이 다가오거든요, 그 때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불려나가 조사 받고 기소되고 하게 되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최소화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1, 2차 합의안에 이어 이번 합의안도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협상 과정에서 그동안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집안 문제가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 당은 더욱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친노 그룹으로 대표되는 강경파, 그 중에서도 시민사회단체 출신 의원, 중진 의원들 모두가 각각 자기 목소리를 높이면서 분열 양상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이번 협상은 여당의 판정승이다라고 정리했는데, 그러면서 협상을 이끈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충남 청양 출신 3선의원으로 지난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지난주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를 연기하자 원내대표를 내려놓겠다는 강수를 뒀는데요,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일자 충남지사직을 내던졌을 만큼 강단과 뚝심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이번에도 발휘됐다는 지적입니다.

이 원내대표는 8월 19일 2차 합의안 이후 야당에게 패배했다는 기류와 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 26일 국회 본회의 법안 처리 불발 등으로 리더십에 도전을 받기도 했는데 고비 때마다 직을 걸겠다는 승부수를 던졌고, 그제 합의안 도출 직전에도 신속하게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인준을 마무리 하면서 '역시 프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안산에 가서 유가족들을 만났는데요, 대화 도중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명선 가족대책위원장은 "아주 좋은 자리였다"고 말해 정치적인 쇼라는 평가보다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앵커]

대게 정치인들이 눈물을 보이면 오히려 공격 받을 때도 많은데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는 얘기 전해주셨는데, 반면에 박영선 원내대표는 상당히 힘든 과정을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특별법을 두 차례나 독단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상돈 비대위원장 영입 파동으로 탈당 불사 등 당내 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모든 문제의 단초가 된 세월호특별법을 타결하면서 어느 정도 명예회복을 한 겁니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협상이 타결되면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했기 때문에 당장 사퇴 압박을 당내에서 받고 있습니다.

당 일각에선 특별법 법안 제정까지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후속 협상 마무리 시점인 10월 말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는 '한시적 유임론'도 나오고 있는데요, 쉽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법, 세월호특별법. 그 법이 참 슬프게 타결됐다"고 적었는데, 이에 대해 김경협 의원은 "그렇게 슬픈 법에 왜 합의했습니까"라고 불만을 쏟아 냈습니다.

30일에 국회에 등원했는데, 등원론에 쫓겨 서둘러 협상을 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사실 박영선 의원과는 반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인데,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별명이 딱 들어 맞는다고요?

[기자]

전반적으로 야당이 패배했다는 평가는 둘째 치고 인물 중심으로 풀어보면 이번에 가장 상한가를 친 인물이 바로 문희상 비대위원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 고사 끝에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열흘 만에 특별법 타협을 끌어내고 국회 정상화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내에서 가장 큰 문제가 사분오열된 당내 계파간 갈등인데요,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어 김무성 대표를 바로 압박했습니다.

기자회견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문희상/새정연 비대위원장(지난달 28일) :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께 여야 대표회담을 긴급히 제안합니다. 오늘 당장이라도 만나 세월호특별법 제정문제와 국회 정상화 문제가 통 크게 일괄 타결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여당 대표를 압박하면서 동시에 당내 강경파도 잠재우는 '신의 한 수'를 발휘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동안 야당은 국회를 떠나 장외 투쟁만 일삼는다, 대화하자고 하면 '먼저 조건부터 풀어줘라'하면서 꼬투리 잡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이미지 였는데, 바로 여당 대표와 대화하자고 압박하고 나서니까 여당쪽에서 당황한 모습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야당] '세월호법 타결' 지도부 성적표…문희상↑·문재인↓ 세월호법, 진통 끝에 통과…박영선 원내대표 거취는? 여야, 세월호법 '합의를 위한 합의'…남은 과제 산적 [영상구성] '여야 극적타결' 세월호 특별법 순항할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