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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순실 몰라"…모르쇠 일관한 '우병우 청문회'

입력 2016-12-22 17:40 수정 2016-12-2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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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국회에서는 최순실 씨가 끝내 불출석한 가운데 사실상 '우병우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우 씨는 최순실 씨와의 관계나 세월호 수사 방해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오늘(22일) 여당 발제에서 이른바 '우병우 청문회'의 각종 쟁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참으로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한 때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 씨. 국민들이 너무 보고싶어서 현상금까지 걸었던 그 남자. 드디어 오늘 이렇게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번엔 기자에게 레이저를 쏘진 않았습니다만, 여전히 뻣뻣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오늘) :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 없습니다. (검찰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도 많은데…) 그런 적 없습니다. (최순실 씨 아시죠?) … (최순실 씨 아시죠?) 모릅니다.]

얼마나 어렵게 불러낸 증인입니까. 그런데 청문회는 시작부터 엉뚱한 논쟁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위증교사' 의혹을 받는 새누리당 이완영 간사 때문이었습니다. 1시간 넘게 우병우 씨를 멍하니 앉혀놓고, 마치 '이완영 청문회'처럼 진행됐습니다.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 지금 본인은, 본 의원은… 조용히 하세요! 발언하는데… 본 의원은 위증교사 허위주장은 기획된 정치공작이라고 생각됩니다.]

[윤소하 의원/정의당 : 그날로 이완영 간사는 사퇴 하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완용, 죄송합니다. 발음이 자꾸 그렇게 나와서 그건 다시 발음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완영 간사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자격이 없음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 :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우리 국정조사 위원회에 미꾸라지에 대해서 위원장님께서 제거해주십시오.]

우여곡절 끝에, 1시간이나 지나서야 우병우 씨에 대한 질의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매우 안타깝게도, 여야 의원들은 '우병우'라는 방패를 뚫기엔 역부족인 것 같았습니다. 거의 모든 질문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청문회는 계속 겉돌기만 했습니다.

우병우 씨는 법률가 답게 자신에게 불리한 건 "모르는 사실"이라면서 피해갔습니다. 야당에서 '제2의 법률 미꾸라지' '리틀 김기춘'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또 자신에게 어떤 독설이 쏟아져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장제원 의원/새누리당 : 돈 많은 마당발 장모의 허영과 치맛바람과 삐뚤어진 사위 사랑과 우병우 증인의 허황된 권력욕이 합쳐져서 청와대에 입성을 하게 됩니다. 최순실에 부역하고 비호하고 국정농단을 방조하는. 그리고 치부와 사리사욕까지 하는 거대한 악마가 되어있는 우병우 전 수석의 모습을 봅니다.]

오늘 청문회의 핵심은 최순실과 우병우의 연결고리를 찾는 겁니다. 우 씨는 "최순실을 모른다"는 답만 되풀이 했습니다.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아까 최순실을 만나신 적이 없다고 하시대요.) 네,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 : 2013년 변호사 시절에 김장자와 최순실과 우병우 증인이 기흥CC에서 골프를 여러 회 회동한 증인과.]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함께한 동반자의 증언을 드리겠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또 다른 쟁점. 우병우 씨가 세월호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입니다. 우 씨는 이번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 세월호 구조에 대한 책임을 확인하기 위해서 청와대와 해경 간의 통신자료 확보가 아주 중요했습니다.]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그래서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압수수색을 방해했습니다.) 그런 적 없습니다. (그리고 압력 넣은 적 없습니까?) 예, 제가 압력 넣은 건 없습니다.]

그러나 '리틀 김기춘' 우병우 씨도 본인이 억울하다 싶은 사안에 대해선 비교적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검찰 출석 당시 기자를 째려봤던 이 장면. 우씨는 이런 해명을 내놨습니다.

[정유섭 의원/새누리당 : 검찰 출두하시면서 기자가 뭐 질문하니까 그렇게 노려보셨죠. 왜 노려보셨어요?]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그때 노려봤다기보다도 여기자분이 갑자기 제 가슴 쪽으로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뭔가 굉장히 크게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에 둘러싸인 상태에서 놀라서 이렇게 내려다봤습니다.]

글쎄요, 이걸 납득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모르겠습니다. 또 하나 이해하기 힘든 해명이 있습니다. 검찰 조사 중에 팔짱을 끼고 활짝 웃던 모습,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진 때문에 '우갑우'란 별명까지 붙었는데, 우씨의 해명은 이랬습니다.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제가 15시간 이상을 앉아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어서서, 좀 쉬면서 추웠기 때문에 파카를… 또 팔짱을 끼고 했던 겁니다. 분명히 그때는 수사 중은 아니었습니다.]

자, 현재까지 '우병우 청문회'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성과라면 우병우씨가 '골박', 그러니까 '골수 친박'이란 게 드러났다는 것 정도입니다.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 국민들이 우습죠? 국민들을 바보라…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거죠?]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합니까?) 네, 존경합니다.]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 훌륭한 사람입니까?]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뭐, 비서로서 제가 볼 때는 그랬습니다.]

지금도 청문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우병우 씨가 단 몇 가지의 진실이라도 말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문회에서 나왔던 이 지적을 잘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 : 우병우 씨 당신은 더 이상 민정수석도 아니고 검사도 아니고 그저 최순실 국정농단의 조연으로 검찰 농단의 역을 맡아 사욕을 채운 증인으로 이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윤민석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입니다. 우병우 씨는 매우 뻣뻣하게 이 말만 반복했습니다.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 '최순실 청문회'는 그렇게 끝나고 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르쇠로 어물쩍 넘어갔던 모든 증인들에게 이 노래를 그대로 들려주고 싶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최순실 모른다"…'모르쇠' 일관한 우병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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