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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따라 부인도 사망…노부부 가족의 '메르스 비극'

입력 2015-06-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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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 SNS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메르스와 관련하여 가장 폭력적인 것은 사망자는 모두 지병이 있었으니 정상인은 괜찮다는 말이다. 그들은 단순히 지병이 있었던 사람들이 아니라 살기 위해 병마와 싸우던 사람들이다." 정부와 언론이 무의식중에 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차별해온 것이 아니냐 하는 문제제기였습니다. 대전에서 80대 노부부가 메르스로 확진된 뒤 잇따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은 임종을 지킬 수 없었고, 노부부는 며칠 사이에 유리벽 사이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메르스에 감염돼 숨진 82살 K씨. 하지만 K씨의 가족 가운데 누구도 임종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4명의 자녀 중 3명은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됐고, 유일하게 격리에서 제외됐던 큰아들 역시, 병실엔 접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건 K씨와 같은 병원에 격리 중이었던 부인이 유리벽 너머로 이별을 고했단 점.

K씨의 시신은 사망 이틀 만에 화장됐습니다.

염습도, 수의도, 장례도 없이 큰아들 홀로 K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유가족 : 이렇게 정말 쓸쓸하게 외롭게 보내드려야 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고…]

가족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격리중이던 K씨의 부인마저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K씨가 숨진 지 나흘만이었습니다.

충남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온 부인도 오늘 새벽, 홀로 외롭게 눈을 감았습니다.

가족들은 메르스가 남긴 상처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유가족 : 저희 어머니 아버지를 애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같이 슬퍼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같이 천국 가달라고. 같이 애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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