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메르스에 막혀버린 만남…남은 가족들의 '편지 임종'

입력 2015-06-18 08: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 메르스때문에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르스 격리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60대 여성의 얘기인데요, 돌보던 가족들이 격리 대상자가 되면서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메르스때문에 임종을 지킬 수 없었던 가족이 임종 편지를 보냈는데요. 간호사가 편지를 대신 읽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 을지대병원에 뇌경색으로 입원한 60대 여성 A씨.

A씨는 지난 16일 상태가 악화돼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가족 면회가 금지됐고, A씨를 돌보던 가족들도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돼 곁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가망이 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A씨의 남편은 간호사에게 편지 한통을 전달했습니다. 임종 편지였습니다.

간호사들은 편지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나와 만나 38년 동안 고생도 하고 보람 있는 일도 많았는데 갑자기 당신과 헤어지게 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들의 마지막 말도 전해졌습니다.

"엄마의 숨이 붙어 있는 이 순간 아직은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거라고 생각해. 엄마 외롭다고 느끼지 말아요."

딸이 전하는 마지막 말은 '엄마 사랑해요' 였고 그 순간 중환자실에 있던 간호사들은 모두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홍민정 수간호사/대전을지대병원 : 담당 간호사가 편지를 읽으려고 하는 순간 너무 가슴 아픈 상황이어서 낭독을 하지 못했습니다.]

임종 편지를 읽어내려가고 5시간이 지난 뒤 A씨는 가족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격리가 22일에야 풀리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유족들이 시신을 만날 수도, 장례도 치를 수 없습니다.

관련기사

메르스 확진 162명·사망 21명…'장덕마을' 격리 해제 성남 초등학생 메르스 최종 음성…당분간 격리 관찰 메르스 판정 양성-음성 오락가락…검사 신뢰도 흔들 메르스 격리대상 수 가파른 증가세…1만 명 초읽기? 곳곳서 격리자 무단이탈…1대1 전담 관리에도 '빈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