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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미·중 줄타기가 축복?…윤병세 장관 발언 논란

입력 2015-03-31 19:02 수정 2015-03-3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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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자화자찬한 것을 놓고 논란이 생겼습니다. 사드 문제, AIIB 문제에 대해 아주 대응 잘했다, 성과가 있었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성과가 있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청와대 40초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회의 1주 만에 특보단과 오찬

박근혜 대통령이 특별보좌관단, 즉 특보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특보단 회의 따로 연 지 딱 일주일 만입니다. 오찬엔 특히 겸직논란에 휩싸인 새누리당 의원 겸 정무특보들 3명도 모두 참석했다는데요. 이쪽에 힘 실으면 실을수록 여당 지도부는 불편해하겠죠?

▶ "미·중 사이 축복" 자화자찬 논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느닷없이 현 정부 외교성과에 대해 자화자찬을 늘어놨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단 분석에 대해선 "사대주의적 비판"이라고 발끈했습니다. 후폭풍이 거셉니다.

▶ "충심으로 동참을" 연금개혁 압박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늘(31일) 국무회의 열고 공무원들을 향해 "충심으로 동참해달라"면서 연금개혁을 압박했습니다.

+++

[앵커]

그동안 한국 외교를 놓고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많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직 외교부 장관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아주 잘하고 있다는 건데, 오늘 청와대 발제에선 윤 장관의 이런 상황 인식을 심각하게 다뤄보도록 합시다.

[기자]

어제 열린 재외공관장, 각국에 나가 있는 대사랑 영사들 회의입니다.

외교의 첨병들을 1년에 한 번씩 본국으로 불러들여서 정부의 외교기조를 입력시키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러니까 이들한테 외교기조 설명 누가 하느냐? 바로 외교부 장관이 직접 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 자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뜬금없는 자화자찬과 정치권과 언론 향한 비판을 늘어놨다는 건데요.

일단 자화자찬 보실까요?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상과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대한민국 외교는 전세계 5대양 6대주를 넘나들었습니다"
"역대 최상의 수준으로…"

우회적 표현은 다 빼고 노골적인 자화자찬성 표현만 모았는데…17분여 연설 동안 무려 21번이 등장했네요.

자 그럼 이번엔 비판적 의견 내는 정치권이나 언론에 대한 분노. 그것도 들어볼까요?

"고차방정식을 1~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 너무 연연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논리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려는 경향"
"패배주의적, 자기비하적, 심지어 사대주의적 시각에서…"
"모든 것을 외교 문제로 보는 시각도…"

표현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발언 수위가 참 높네요.

뭐 "우리 잘하고 있다. 그러니 비판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뛰자." 이런 취지였단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격려도 남들도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자기 평가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당장 이런 자평들 납득이 잘 안 되는데요. 들어보시죠!

[윤병세/외교부 장관 (어제) : 한·미관계, 한·중관계를 역대 최상의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윤병세/외교부 장관 (어제) : 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AIIB 가입 결정을 내림으로써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함은 물론…]

먼저, 한중 관계는 알겠는데 한미 관계까지 최상 수준이라고요? 곳곳에서 한중 대 미일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 정부의 핵심 관계자가 과거사 문제로 일본 그만 때리라고 일본 대놓고 감싸고 돌면서 한국과 중국을 이렇게 한묶음으로 묶어 비판하기까지 했는데요?

[웬디 셔먼/미국 국무부 정무차관 (지난달 27일) : 민족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고,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합니다.]

다음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 인프라개발은행, 즉 AIIB에도 아주 적기에 가입해서 국익을 극대화했다는 건데… 글쎄요, "8개월 동안 미국 눈치 너무 보다가 실익을 놓쳤다" 이런 비판에, 심지어 여당 내 외교통들조차 동조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정병국 의원/새누리당·외통위 : (AIIB 가입에서) 어정쩡하게 이쪽저쪽 눈치 보다가 결국은 실리도 놓치고 명분도 놓치는 이런 결과를 가져왔던 거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윤 장관이 자화자찬을 이어가던 중에 숨겨놨으면 좋았을 속내까지 다 해버리는 비전략적인, 비외교적인 모습을 보였단 겁니다.

[윤병세/외교부 장관 (어제) :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결코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될 수가 없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이것은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되레 그 관계를 역이용해 균형추가 되겠단 구상인데… 당연히 좋은 얘기입니다. 윤 장관이 청와대 외교수석으로 있었던 예전 정부에서도 그 구상 추진했었단 거 알고요.

다만, '팍스 아메리카' 대 '대국굴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사안별로 국익을 챙기는 게 진짜로 현명한 외교전략일 텐데. 누가 묻기도 전에 "나 양다리다" "그래서 너무 좋다~" "어쩜 나 축복 받았나봐~" 이렇게 먼저 소리치는 게 과연 전략적이고, 국익이 도움이 되는 행동일까요?

게다가 또 외교란 게 상대국의 평가로 판가름나는 건데… 보시다시피 외신이 보는 우리의 외교력, 윤 장관 주장관 달리 주도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이끌고 있어서 자랑할 정도는 아닌 걸로 보이지 않나요?

답답한 상황인데요. 그래서 오늘 제 기사는 <미·중 줄타기가="" 축복?…윤병세="" 장관="" 발언="" 논란=""> 이런 제목으로 어제 외교부 수장이 내놓은 문제 발언들 짚어보겠습니다.

Q. 윤병세 "미·중 러브콜은 축복"

Q. 노무현 정부 땐 '동북아 균형자론'

Q. 노무현 정부 외교수석은 윤병세

Q. 윤병세 "한·미 한·중관계 역대 최상"

Q. 시진핑과 5회 회담…오바마와 3회

Q. 윤병세 "최적 시점에 AIIB 가입"

Q. 시진핑, 지난해 7월 AIIB 권유

Q. 윤병세 "패배주의·사대주의적 시각"

Q. "미·중 러브콜은 축복" 발언 왜?

Q. 윤병세 "모든 것을 외교문제로 봐"

[앵커]

오늘 기사는 <윤병세 장관="" '자화자찬'="" 논란=""> 이런 제목으로 윤 장관 발언의 후폭풍을 기사에 담아주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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