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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이자, 잇따르는 추심…'불법 대부업' 활개

입력 2016-01-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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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0일) 꼼꼼한 경제에서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불법 사금융시장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불어나는 이자의 악순환, 빚을 갚으라는 압박에 불법 추심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부업 최고금리를 낮추는 법안이 국회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고, 넘는다고 하더라고 이런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입니다.

이새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는 불법 사금융의 유혹.

법이 정한 대부업 최고금리는 2007년까지 66%였습니다.

10년 사이 이렇게 절반 수준까지 내렸는데요.

그런데도 대부 중개영업은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났고, 불법 사금융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법망을 피한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자부터 만나봤습니다.

2012년 사업 실패로 무직자가 된 이모 씨가 도움을 청할 수 있었던 곳은 대부업체뿐이었습니다.

당시 최고금리인 연 39%에 1500만 원을 빌리는 순간 빚의 악순환이 시작됐습니다.

[이모 씨/불법 대부업체 이용자 : 평범한 사람이 한 달에 이자를 70~80만 원 내면, 생활이 힘들잖아요. 처음에는 계속 이자만 내다가 중간에 포기했어요.]

연체가 시작되자마자 압박은 전방위로 조여왔습니다.

[이모 씨/불법 대부업체 이용자 : 안 받으면 (하루에) 100통도 해요. 그러다 하루이틀 지나면 지인들한테 전화해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 눈치 보여서 결국에는 거기서도 그만뒀어요. 나중에 가족한테 전화가 왔었어요. 참담했죠 그때는.]

결국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원리금 일부를 탕감받고서야 빚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150만 원이 연체되자 직장은 물론 집까지 찾아와 추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모 씨/불법 대부업체 이용자 : (집을 방문한 적이) 많았어요. 열댓번 되는 것 같아요. 문을 계속 두드려요. 어디라고 말 안 해요. 이름만 계속 불러요.]

욕설과 위협도 계속됐습니다.

[강모 씨/불법 대부업체 이용자 : 깡패 같은 느낌이고 위압감을 주는 거예요. 욕을 하면서 그 사람이 먼저 제 멱살을 잡았어요. 잡아서 끌어내려고 하길래 제가 밀어버린 거예요.]

하지만 채권이 대부업체들 사이에서 돌고 돌면서 원금 상환 시기를 놓쳐 강 씨의 신용등급은 최하위로 떨어졌습니다.

불법 대부업체 광고는 규제를 비웃듯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 형식으로 눈속임을 하는가 하면, SNS를 통해 저금리의 정부 금융상품을 파는 것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한 업체에 직접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A대부업체 : 햇살론 진행이 안 되면 일반 캐피탈, 저축은행, 은행권 대출을 같이 해 드리고 있어요. 고객님은 햇살론 진행이 안 됩니다.]

저신용·저소득자에게 대출해주는 서민금융상품 햇살론은 농협 등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서만 팔기 때문에, 이 광고는 거짓입니다.

업체 스스로도 특정 문구가 과장광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A대부업체 : 이런 말씀 드리긴 그런데, 광고는 약간 그런 게 있잖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기업 광고라든지 이런 데도 좋은 점을 부각시키잖아요.]

[김상록 팀장/금융감독원 서민금융 : 한도 없이 1억 원 대출이 가능하다든지, 신용등급 조회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는 식의 문구는 허위과장 광고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급전이 필요하더라도 한국 이지론을 통해, 제도권 금융권에서 내게 맞는 최저금리 대출이 뭔지 먼저 검색해보는 게 좋습니다.

올 하반기 연 10%대 금리를 앞세운 인터넷은행에다 금리 규제까지 강해지면 대부업이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전망입니다.

소비자 주의는 물론 업계 내부의 자정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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