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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상목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얘기는 쏙 빠져있어"

입력 2015-05-11 22:27 수정 2015-05-11 22:41

"국민연금 논란,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 돼 걱정"

"보험료, 언젠가는 올려야…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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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논란,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 돼 걱정"

"보험료, 언젠가는 올려야…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인상"

[앵커]

정치권이 공무원연금 개혁과 함께 합의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안을 놓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청와대가 내놓은 '1702조', 이른바 '세금 폭탄론'을 놓고 진위공방이 벌어지고 있죠. 논란의 본질을 따져보면 소득대체율 50% 인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측과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맞부딪히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오늘(11일) 이 자리에 1988년 국민연금을 도입할 때 이를 설계한 당사자, 지금 이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한데요,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으로 계시면서 국민연금을 설계하고 도입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안녕하세요.]

[앵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방송에 오랜만에 나와주신 것 같습니다.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런 것 같네요.]

[앵커]

우선 제가 조금 아까 말씀드린 이른바 세금폭탄 1702조원. 세금이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고 엄청난 숫자가 갑자기 나와서 혼란스럽고 불안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 논란을 어떻게 보십니까?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저는 이 논란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우선 국민연금이 공무원연금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나왔어요. 어떻게 보면 국민연금이 더 큰 주제인데. 그리고 이제 소득대체율 인상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상 얘기를 하려면 보험료율 인상도 같이 얘기를 해야 되는데 그 얘기는 쏙 빠지고 대체율 인상만 나왔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굉장히 이성적인 토론보다는 굉장히 감정적인 대립이라고 그럴까요. 이렇게 발전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건 국민연금 발전을 위해서도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하루속히 공직자분들 또 여야 정치권이 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공무원연금은 합의됐으니까 처리를 하고.]

[앵커]

지금 그것도 같이 묶여서 지금.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같이 묶여 있는데 그래서 어차피 지금 연구를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50%로 인상은 그중에 연구 검토 과정 중에 하나로 명시를 하고 종합적으로 차제에 국민연금 또 기초연금 이런 걸 이제 한번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이 한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소득대체율이 50%라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10%포인트 올리는 건데요. 워낙 용돈 수준이라고 자꾸 얘기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찬성을 하십니까? 거기에 찬성하시는 순간 보험료율도 올라가게 돼 있는데.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물론이죠. 그래서 연금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라집니다. 제가 원래 70%를 설계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앵커]

그러다 너무 상황이 걱정되셨잖아요.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이걸 보험료율을 사실은 3%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래서 5년마다 3%씩 올리는 것으로. 그래서 처음에는 한 15%까지는 올려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두 자리가 마의 벽이라고 생각을 해서 정치권에서 9%에서 스톱을 해버렸어요. 그러다 보니까 계산이 안 맞지 않습니까? 그래서 10년 후에 70이 60%로 떨어졌고 다시 2007년에 이것이 저는 그때 50% 정도로만 낮춰도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40%로 낮췄습니다. 사실은 민주당 정권에서 그렇게 한 거예요. 요율을 안 올렸기 때문에 그때 50%로만 낮추고 보험료율을 올리는 안이 있었는데 보험료율을 올리는 게 어렵다 해서 그냥 40%를 낮추는 안이 채택된 겁니다.]

[앵커]

그러면 당초에 전 장관님께서 설계할 때 처음에는 3%의 보험료율로 시작했었는데 그건 이제 소득대체율은 70%로 높아졌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걸 향후 점차 15%까지 높인다고 했을 때는 70%라는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유지한다라는 전제가 있었을 거 아니겠습니까?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물론이죠. 그리고 70%를 유지하려면 15%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15% 올린 다음에 어느 정도 성숙기에 도달을 하게 되면 70%로 하향조정을 하든지 또 70%를 유지를 하려면 보험료율을 더 올려야 되겠죠. 그래서 이제 그건…]

[앵커]

그런데 그 당시에 설계하실 때 3%에서 나중에 향후에 결국은 15%까지 올린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보이셨을까요?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저는 5년마다 3%씩이었기 때문에요. 그리고 이제 이게 적립방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계속 초기에 한 30년 이상 흑자가 나거든요. 그래서 올리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물론 20년 내에 15% 가능하냐는 별개 문제지만. 그래서 저는 지금도 저희가 보험료 인상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 40%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언젠가는 이게 올라가야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소득대체율 인상을 논의를 한다고 그러면 보험료율 인상을 논의를 같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50%의 소득대체율을 달성하려면 지금 9% 정도 되지 않습니까? 몇 퍼센트까지 일단은 올려야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저는 최소한 15%까지 올리고요. 지금 이제 500조가 쌓여 있는데 지금 9% 전제하에서도 이게 2500조까지 적립금이 쌓이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건 올리는데 이렇게 급하게. 보험료를 급하게 올릴 필요는 없다. 상당한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올리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국민적인 협의를 충분히 구할 수도 있고 경제적인 충격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아시는 것처럼 청와대에서는 50%에 대해서 왜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했느냐. 월권이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당연히 그렇게 나오겠죠. 이건 청와대 차원이 아니고 모든 국민들이 합의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문제는 별도로 상당 기간 논의를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당장 오늘 나온 1702조원에 대해서 아까 명확하게 입장표명은 안 하셨는데 그건 너무 무리한 계산이라고 보십니까?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저는 지금 소득대체율이 40%에서 50%로 가려면 25%가 연금액이 늘어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보험료율이 25%는 높아져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면 된다고 봐요. 그런데 이걸 반대하는 측에서는 보험료율이 2배 높아진다고 하니까 그게 말이 안 맞고 또 이걸 해야 된다는 야당에서는 1%만 올린다고 한다는 것도 이것도 말이 안 되죠. 그래서 대체적으로 간단한 산수거든요. 보험 금액이 25% 더 주니까 보험료율도 적어도 25%는 올라야 되는 거죠. 그렇지만 2배는 아니고 1%는 아니죠.]

[앵커]

그러니까 25%라는 것은 지금 9%를 내고 있는데.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 9%에서 25%면 한 2.x 퍼센트가 되는 거죠. 그렇죠. 그런데 9%로 장기적으로 보면 균형이 안 되기 때문에 균형 수치를 예를 들어서 보험료 한 13%로 본다고 그러면 거기에 2.5%가 되면 3%가 조금 넘는 셈이 되죠.]

[앵커]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서 헷갈릴 수도 있는데 25%라고 말씀하시니까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서 9%의 4분의 1이니까 한 2.5% 정도.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러니까 연금액이 25% 더 늘어나니까 보험금도 그만큼 늘어나는 게 정상이 되는 거죠.]

[앵커]

그렇게 산술적으로 그냥 계산하는 게 맞는 겁니까?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게 여러 가지 과정이 있기 때문에 기금의 수익률이 얼마에 따라 달라지고요. 또 출산율에 따라서 달라지고 경제성장률이 달라지고 이걸 한 50년 이상 이렇게 장기 예측을 해야 되거든요.]

[앵커]

변수가 많으니까.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러니까 이 모델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건데요. 이게 대충 쉽게 제가 계산을 하면 그렇게 이해를 하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야당에서는 50%라는 얘기가 나왔으니까 일단 50%로 하는 걸로 놓고 그다음에 방법을 논의하자라는 입장인 것 같고 여당에서는 그거 대표 간에 물론 그런 것을 검토한다고 사인만 했지 그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 이런 상황이 돼버렸는데 요원할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이 정리되려면.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러니까 50%를 여야가 밀실에서 결정할 수는 없죠. 왜냐하면 보험료율도 그렇게 되고 엄청난 재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러면 당연히 전문가의 검토가 있어야 되고.]

[앵커]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는데요. 지금 특히 젊은 세대들이 굉장히 불안해합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가 더 손해 보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여러 가지 표현이 나왔습니다. 세금 미래세대를 도둑질한 것이다 등등 얘기가 나왔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보이기도 하고요.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젊을 때는 자기는 늙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연금을, 보험료를 내면 자기가 타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부과방식이 아니고요. 수정적립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정적립방식이라는 것은…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자기가 낸 것을 가져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금을 운영을 해서 가져오는 것이고 부과방식이라는 건 다 끝나버렸을 때 내는 만큼 받아오는 거죠.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것에 필요한 연금지급액을 그 해에 필요한 만큼 걷는 거죠. 그러니까 보험료율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지금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부과방식이거든요. 그러니까 20%가 넘는 경우가 많죠, 보험료율이. 그런데 우리는 아직 그 단계에 가지 않았고요. 그리고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제도를 도입을 하기 위해서 보험료율을 처음에 인위적으로 낮게 했죠. 3%로 하기 때문에 초기 가입자는 좀 유리합니다.]

[앵커]

그렇겠죠.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그렇지만 그 기간이 20년, 30년이고 그 후부터는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러니까 이게 단지 젊은 세대한테만 불리하다, 이렇게 볼 필요는 없고요. 너무 지나치게 젊은 세대들한테 국민연금에 대해서 불신을 조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더 시간이 더 필요한 내용이긴 한데 일단 설계자로부터 듣는 그런 의미에 뒀습니다. 국민연금의 설계자이기도 하신 전 보건복지부 장관 서상목 전 장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상목/전 보건복지부 장관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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