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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아니다, 모른다" 여전…내일 2차 구치소 조사

입력 2017-04-05 17:56 수정 2017-04-0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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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6일)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구치소 조사를 진행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어제 구속 후 첫 조사에서 역시나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혐의와 관련된 재판들도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갈수록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나 진술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죠.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 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 상황, 그리고 재판 관련 속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방문 조사는 오후 8시 40분이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유영하 변호사가 탄 차량은 해가 지고, 컴컴해진 뒤에서야 서울구치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당초 검찰 관계자는 오후 6시 전까지는 끝날 거라고 이야길 했는데, 훨씬 길어졌죠.

검찰의 실제 조사는 오후 4시 15분쯤 마무리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마친 뒤 자신이 진술한 내용이 적힌 조서를 꼼꼼히 체크하느라 늦어진 걸로 보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검찰 조사 때도 조서 검토에만 7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상대로 박 전 대통령은 '사익을 취한 적이 없고, 최순실의 사익추구도 알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합니다.

검찰에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내일 두 번째 검찰 출장 조사를 받습니다.

검찰은 오는 16일 기소 전까지 몇 차례 더 구치소 조사를 진행하며 혐의 입증에 주력할 텐데요. 현재로썬 박 전 대통령이 별다른 심경 변화를 보이지 않고 계속 혐의를 전면 부인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최순실 씨 역시 그대로입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후에도 별다른 태도 변화가 없습니다.

어제 열린 뇌물 혐의 첫 정식재판에서 "내가 잘못된 사람을 만난 건 인정하지만, 처음 본 안종범 전 수석과 3자 공모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면서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재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 의상실 직원들의 진술조서 내용이 상세하게 공개됐는데요. 하나같이 최 씨가 박 전 대통령 의상 대금을 치렀다고 특검에 진술했습니다.

[홍모씨/1998년~2013년 10월 의상 제작 (음성대역) : (취임 전에는) 삼성동 자택에서 (대금을) 받았는데 제가 최 씨에게 옷값이 얼마라고 하면 2층으로 올라가 현금으로 줬습니다. 취임 이후엔 최 씨를 대부분 청와대에서만 볼 수 있었고, 최 씨는 청와대 안에 아무도 없는 방으로 몰래 가서 문을 닫고 현금이 든 봉투를 줬습니다.]

[임모씨/ 2013년 11월~2016년 의상 제작 (음석대역) : 2014년 12월까지는 고영태 씨에게서 월 450만 원의 급여를 받았고 그 이후 최 씨 또는 최 씨의 경리에게서 직접 급여를 받았습니다.]

디자이너 임 모 씨는 "최 씨가 없으면 옷 만드는 게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윤전추 행정관이 직접 의상실 급여를 지급했단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이 뒤늦게 의상실이 문제가 될 걸 알고 수습에 나선 걸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정미/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1월 5일) : 보통은 또 의상 업무를 주로 보셨다 하셨지 않습니까. 그러면 의상 대금을 증인이 받으셔가지고, 얼마인지 연락을 받으셔서 돈을 받아서…]

[윤전추/청와대 행정관 (1월 5일) : 금액을 받지는 않았고요. 그냥 피청구인이 저에게 봉투에 주시면 그걸 전달하는 역할을 했지 그 안의 돈이 얼마인지 이런 거를 열어보지도 않았고…]

[이정미/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1월 5일) : 피청구인 쪽의 의상 대금이 얼마다, 라는 것을 연락할 다른 사람이, 의상실에서 직접 (대통령에게 연락)하는 것은 또 상식적으로 맞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 중간에서 전달한 사람이 누구겠느냐, 라는 것을 여쭙니다.]

[윤전추/청와대 행정관 (1월 5일) : 그것은 제가 알지 못합니다.]

이처럼 윤 행정관은 헌재에 출석해 돈 봉투를 전달만 했을 뿐이라며 '잘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의 모르쇠 태도를 보여 헌재 재판관들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의상실 관계자 진술을 들어보면 윤 행정관은 최 씨가 구속된 이후 의상실 문제가 확산되는 걸 차단하려 동분서주했단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윤 행정관은 대통령 의상제작 관련 작업 지시서나 패턴을 모조리 챙겨달라고 했고, 의상실에서 라면박스 1개 분량의 자료를 가져갔다고 합니다.

또 윤 행정관은 여러 차례 의상실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들이 물어보면 모른다고 해 달라'고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엔 발신자표시 제한으로 또 전화를 걸어 의상실 압수수색 관련 내용을 물어보려 했다고 합니다.

물론 최순실 씨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 의상실 관련 비용을 모두 정산받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자 그렇다면요, 수백만 원에 달하는 돈을 매달 현금으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뽑아서 최 씨에게 전달하진 않았을 테고요. 계좌 이체를 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텐데요.

최 씨 측은 지금까지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을 받았단 걸 입증하는 통장 내역이나 영수증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제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재판들이 줄줄이 열리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 혐의와도 밀접하게 관련된 재판들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블랙리스트 관련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출석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당장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고, 정 전 차관은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께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반성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비선의료 핵심 인물인 김영재 원장과 부인 박채윤 씨, 그리고 '차명 진료'를 한 김상만 전 원장 공판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당초 김 원장 부부는 따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재판부가 사건을 병합하면서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서는 처지가 됐습니다.

김 원장은 오늘 법정에서 "무지와 탐욕, 교만 때문에 저지른 일이 많았다"면서 울먹이며 참회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박 전 대통령 내일 2차 구치소 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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