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집중인터뷰] 박재동 "게임은 현대인의 놀이문화…예술로 봐야"

입력 2013-12-18 17:00 수정 2013-12-18 17:4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과거엔 문화산업 가능성 못 보고 '만화=사회악' 규정
-게임산업도 '창조 경제'…한류 문화 콘텐트 수출 선도

■방송 : JTBC 정관용라이브 (15:00-16:30)
■진행 : 정관용 교수
■출연진 : 게임규제개혁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박재동 화백

◇정관용-오늘 집중인터뷰의 주인공 시사 만화계의 대부이시고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십니다. 박재동 화백을 모셨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의원을 공개 지지했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1년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최근에 게임규제개혁공동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셨어요. 그래서 오늘 좀 모셨습니다. 박 화백님, 어서 오십시오.

◆박재동-안녕하세요.

◇정관용-게임을 좋아하세요?

◆박재동-저는 사실 게임을 별로 못 해 봤어요.

◇정관용-못 해 보셨어요?

◆박재동-무슨 팡 이런 것 조금 하다가 말았어요.

◇정관용-그런데 게임규제개혁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을 게임도 안 좋아하시는 분이 왜 맡게 되셨습니까?

◆박재동-안 좋아한다기보다 제가 게임 맛을 아직 몰라요. 그런데 제가 사실 어릴 때 우리 집이 만화가게였어요.

◇정관용-만화가게 주인 아들?

◆박재동-주인 아들이죠.

◇정관용-만화는 실컷 보셨겠네요.

◆박재동-그럼요.

◇정관용-그러다가 만평가가 되신 겁니까?

◆박재동-그렇죠. 만화를 엄청나게 보고 그 만화를 보면 너무너무 행복한 거예요. 얼마나 재미있습니까? 이 만화를 보고 재미있는 것을 모른다는 건 아이들로서는 이상한 거죠. 너무너무 재미있고 거기에 빠져서 그리고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만화에 대한 학교 가면 만화 보지 마라. 그리고 와가지고 만화방 왔다고 아이들이 귀를 당기고 만화책 찢고 파출소에서 잡아가고. 그다음에 특히 어린이날 이럴 때 되면 학부모들이 만화책이 나쁜 것이다.

◇정관용-불 태우고 그랬었잖아요.

◆박재동-불 태우는 영상 이런 게 TV에 나오고.

◇정관용-그게 70년대?

◆박재동-그렇습니다, 70년대. 6, 70년대. 그래서 이 만화는 사회악이다.

◇정관용-그런 시절이 있었죠. 맞아요.

◆박재동-나쁜 것이다. 아이들 버리고 특히 공부를 못하게 한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더 안 좋아하는 거죠. 그래서 만화를 안 본 사람들이 확신을 가지고 만화 나쁜 거라고 해요. 본 사람은 보면 참 즐겁고 재미있는 게, 좋은 게 정보도 많고...

◇정관용-요즘은 전혀 또 다르잖아요.

◆박재동-요즘은 완전히 달라졌죠. 지금은 작년에 만화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돼서 이 만화라는 건 굉장히 소중한 장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이건 보호, 육성해야 된다. 이것이 지금 우리 모든 콘텐츠의 원료가 되고 또 우리 K, 우리나라 만화, 문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고.

◇정관용-그런데 갑자기 게임 얘기하는데 갑자기 만화 얘기하는데 제가 갑자기 막 빨려들어갔어요.

◆박재동-이 만화와 게임이 같은 처지라는 거죠, 지금 게임을 보면요. 일단 보통 사람들, 나도 사실 어른으로서 막 총 쏘고 이런 것을 보면 걱정이 돼요. 이것을 일단은 나쁜 것으로 보는 거예요. 게임은 안 좋은 것이다. 그다음에 게임하는 동안에 공부를 못한다. 이런 걸로 안 좋은 것이다라고 보는 거죠.

◇정관용-그러니까 70년대 만화를 보듯이.

◆박재동-똑같이 보는 거죠.

◇정관용-지금 게임을 그렇게 보고 있는데 지금 만화가 만화진흥법까지 나오는 것처럼 게임은 미래가 되면 달라질 것이다?

◆박재동-달라지죠. 지금 교과서에도 만화가 실리죠? 완전히 달라졌듯이 게임도 지금 우리 학교, 제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도 게임과를 만들까 말까 고민을 한 적도 있다니까요. 그만큼 게임은 아이들의 문화입니다, 문화. 아이들을 버리는 도박 이런 게 아니고. 생각해 보세요. 아이들이 지금 청소년들이 놀 데가 어디 있습니까? 학교 갔다가 어디를 갑니까? 골목에서 뭐 공을 찰 수 있습니까? 뭘 합니까? 이럴 때 정말 게임이라도 안 하면 정말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정관용-알겠습니다. 그런데 게임규제개혁공동위가 만들어진 게 지금 정치권 일각에서 게임을 마약, 도박, 알코올하고 똑같이 4대 중독물질로 규정을 해서.

◆박재동-그게 이제 문제인 거죠.

◇정관용-뭔가 중독을 치유하기 위한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라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거든요. 그 대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동-운동도 많이 하다 보면 과하게 중독되고 그런데 게임도 보면 너무 많이 해서 아이들이 자기 제어가 힘들 정도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걱정거리가 있는 거죠.

◇정관용-일부 중독성 우려하시는 학부모들 많이 있어요.

◆박재동-우려되죠. 그런데 우려되는 것을 그대로 치유를 하고 토론을 하고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게임 자체를. 영화도 영화에 중독돼서 완전히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게임 자체를 마약이나 도박하고 똑같이 중독물질, 중독성 있는 행위로 규정을 함으로써 아이들의 놀이인데, 놀이문화고 또 앞으로는 예술장르예요, 문화고. 그런데 이걸 범죄행위가 되는 거죠, 중독 행위. 이게 범죄행위처럼 떳떳하지 못한.

◇정관용-접근법 자체가 잘못됐다 그 말씀이시군요?

◆박재동-그렇습니다. 게임은 게임대로 소중한 것인데 이것을 잘 발전시키고 여기에 걱정거리가 있는 부분, 그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만 가지고 따로 해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제...

◇정관용-이걸 마약하고 도박으로 똑같이 규정하는 순간 게임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박재동-그리고 이제 중독이라는 말을 게임에다 막 쓰는데 이것도 잘못된 거예요. 미국 의학협회에서는 이것을 중독이라고 보지 않고 장애로 봅니다. 그러니까 중독이라는 건 명확하게 어떤 거냐면 자기 개인적인 의지로 약물이나 이런 것 때문에 의지로 할 수 없는 것을 중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게임 같은 것은 어렵다. 이것은 그런 정도기 때문에.

◇정관용-알겠습니다. 중독 부분에 대해서는 의학계에서도 조금 평가도 엇갈리는 것 같은데. 아무튼 우리 박 화백 주장의 핵심은 게임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별도로 접근해야지.

◆박재동-별도로 치유하고 접근해야죠.

◇정관용-나머지 중독물질이랑 같이 접근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 이런 말씀이시죠?

◆박재동-그게 문제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규제가 들어오게 되고 그 다음에 미디어 콘텐츠도 같이 하게 되면 많은 만화고 많은 영화고 유튜브고 다 규제대상이 되니까요.

◇정관용-하긴 게임 속에는 각종 문화콘텐츠, 스토리, 이야기도 들어가고 또 그림도, 애니메이션도 들어가고 여러 가지가 다함께 복합적으로 되니까.

◆박재동-또 교육적 효과도 있고 치유도 하고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 또 앞으로 쌍방향 문화 콘텐츠도 되니까요.

◇정관용-하지만 우려되는 부분, 그것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박재동-우선은 말이죠. 저는 접근을 할 때 이것이 나쁘다 하기 전에 이것은 하나의 아이들의 또 청소년들의, 우리 현대인의 놀이문화이다. 그리고 이것도 예술장르다, 이렇게 소중한 문화로 보고 걱정거리를 해소할 때 방법이 그쪽에 행정가나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 식으로 법을 만들어야 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거죠. 그게 뭐냐면 예를 들면 환자가 있는데 의사들이 환자한테 이게 당신들 지금 어떠냐, 이런 걸 계속 얘기하지도 않고 자기가 그냥 봐서 처방을 팍팍 내리면 안 되잖아요.

◇정관용-안 되죠. 진단을 해야죠.

◆박재동-진단을 하고 환자가 내 상태가 어떻다, 이런 걸 충분히 대화를 해야 하는 거죠.

◇정관용-게임을 하고 있는 청소년들하고 대화를 먼저 해라?

◆박재동-대화를 전혀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청소년 대표가 나와서 그러더라고요. 제발 어른들이 이럴 것이다, 청소년이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하지 말고 얘기를 좀 하자. 우리도 얘기하고.

◇정관용-역지사지 토크 한번 진행해 볼까요. 내가 만약입니다. 입장 바꿔서 박재동 화백이 게임 권한을 쥔 정부 당국자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선 한 줄로.

◆박재동-한 줄로 하면 범국민대책회의를 만들겠어요. 만드는데 거기에 반드시 청소년, 학생, 게임을 하는 사람, 즐기는 사람들을 주축으로 해서 해라. 그 사람들이 내가 이러니까 해롭더라. 마음이 너무 괴로우니 도와다오. 내 힘으로 못 하겠다. 또는 우리는 내버려둬라 이런 것을 충분히 수렴하고 싶어요.

◇정관용-게임 소비자를 중심에 놓는 범국민대책회의.

◆박재동-전문가와 그러니까 의료인도 있고 법률가도 있고 학부모도 있고.

◇정관용-알겠습니다. 그런 제안 정부가 어떻게 들을지 관심 갖고 지켜보겠고요. 사실 게임, 문화콘텐츠 사업 이런 것도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의 핵심 중에 핵심 아니겠습니까?

◆박재동-그렇죠. 이게 지금 사실은 게임이 새로운 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거든요, 산업이거든요. 그래서 이게 영화나 이런 것처럼 오히려 영화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게임이 또 굉장히 셉니다, 매력적이고. 그래서 세계를 좀 휩쓸고 있는 형편이죠. 그런데 이런 창조경제고 또 그것과 함께 아까 말했듯이 우리 아이들, 청소년들, 어른들의 문화고 놀이문화죠. 놀이가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런데 거기에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현실적이니까.

◇정관용-그러니까 범국민대책회의 같은...

◆박재동-걱정거리 해소를 위한 대책회의를 만들어야죠.

◇정관용-마침 내일이 대통령 선거 딱 1년 되는 날이고 해서 저희가 박 화백께 조금 무리한 부탁을 드렸습니다. 박근혜 정부 1년을 평가하는 만평을 하나 그려주십사 해서 오늘 여기 방송국에 오셔서 바로 그리신 만평이 여기 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하는 박 화백의 만평인데요. 자, 같이 보면서 설명을 좀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어떤 그림인지.

◆박재동-제가 우선 박근혜 대통령 1년 동안 수고하셨는데 지금 들고 있는 이 민심이 막 갈라지고 쪼개지고 있죠. 그래서 왜 그러냐. 사실 박근혜한테 많은 기대를 한 것이 국민통합,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 그리고 자기들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좀 화해를 했으면 좋겠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나는 이게 산업화 세력쪽에서 오히려 할 수 있는 것도 있겠다 기대를 했어요. 그래서 좀 국민통합을 기대했었는데 지금 흘러온 1년을 보면...

◇정관용-금이 가고 있다?

◆박재동-물론 열심히 한 부분도 계시겠죠.

◇정관용-그런데 그 옆에 있는 건 뭐예요? 약병입니까, 뭐예요?

◆박재동-약병입니다. 민심이 굉장히 어수선해요. 굉장히 갈라지고 있어요. 그래서 신뢰성을 굉장히 잃고 있죠. 굉장히 많은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약병을... 이건 약병인데 이것은 뭐냐면 글을 쓰지 않았어요, 설명을 하려고. 이 모든 것이 왜 그렇게 됐느냐? 상대, 정치라는 게 상대가 있고 정책을 할 때도 상대가 있는 겁니다. 옛날 권위주의 시대에는 이렇게 딱 하고 이걸 반대하면 악법이거나 종북이다 이렇게 몰아붙였지만 지금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그래서 예를 들어서 전교조다. 그러면 전교조 내가 아는 분들이 정말 학생들 사랑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고. 이런 면을 보지 않고 이 사람들 나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것만 들으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시각을 저쪽은 나쁜 사람, 불온세력이다, 불순세력으로 보면 안 됩니다.

◇정관용-그래서요? 이걸 뭐라고.

◆박재동-대화를 하라는 겁니다. 지금도 철도 민영화 때문에 파업을 하지 않습니까? 국민들은 걱정을 합니다. 그러면 대화를 하고 충분히 해서 국민들이 아, 이런 걱정거리가 이렇게 해소가 되겠구나. 이런 면은 보완을 해야 되겠구나. 이런 어느 정도 컨센선스를 이룬 다음에 그것에 정책을 집중을 딱 해서 쫙 밀고 가야지 이렇게 팍 해 놓고 사람들이 납득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일이 거듭돼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대화를 하라고요.

◇정관용-이 약병에 써 있는 글자는 대화?

◆박재동-대화를 해라. 존중하고 이야기를 해서 새로운 것을 풀어가라. 설득하라.

◇정관용-알겠습니다. 양보하라 이런 것도 아니고 사실 대화부터 하자.

◆박재동-대화부터 해야죠.

◇정관용-대화라는 약병을 박 대통령한테 주셨는데 받아드실지 안 드실지 또 지켜보겠습니다.

◆박재동-받아드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대상이 편안해지죠.

◇정관용-알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뵌 박재동 화백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재동-고맙습니다.

관련기사

[썰전] 게임중독법 파문! 김희철 "나도 약쟁이냐" 분노 불법 게임장 운영하던 '조폭' 검거…고교생까지 동원 [긴급출동] '게임중독법' 범죄 예방? 게임산업 발목? [긴급출동] 유흥업소·중국 조폭…연예인 도박의 실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