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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유흥업소·중국 조폭…연예인 도박의 실체

입력 2013-11-18 08:57 수정 2013-12-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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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액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유명 연예인들이 얼마 전 무더기로 적발됐죠, 유흥업소에서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소개를 받았었다고 합니다. 이 불법 스포츠 도박의 배후에는 중국계 자금도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18일) 긴급출동, 불법 스포츠 도박의 실태, 추적해봤습니다.

김민상 기자입니다.

[기자]

[김성진/방송노조 코미디언 고문 변호사 : 연예인이니까 게임 머니를 그냥 준다던지 해서 일종의 유혹하는 거죠. 한 번 해 봐라.]

[유흥업소 직원 : 처음엔 5000원 걸어서 운좋게 300만 원 따는 사람들도 있고….]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윤재필/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사설 스포츠 토토 도박 사범들에 대해서 수사를
벌인 결과 모두 31명을 인지해….]

연예인 7명을 거액 도박 혐의로 적발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인기 MC로 활동 중인 탁재훈과 이수근 씨, 그룹 HOT 출신의 토니안과 신화 멤버인 앤디, 방송인 붐과 개그맨 양세형, 공기탁 씨 등 연예인들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건 불법 스포츠 토토.

휴대전화 메시지로 스포츠 경기 결과에 거액의 판돈을 걸 수 있는 도박입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연예인들 경우엔 도박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했거든요. 그건 촬영하다가 잠깐 시간이 날때마다 확인할 수 있잖아요.]

특히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연결고리가 됐습니다.

[윤재필/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도박업자들은) 유흥점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동료 및 손님, 축구동호회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들을 은밀하게 끌어들였습니다.]

취재진은 유흥업소를 발판으로 자라고 있는 불법 스포츠 토토를 직접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스위스의 축구 경기가 열린 지난 금요일 저녁.

경기를 생중계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운영자가 갑자기 불법 도박 사이트를 홍보합니다.

해당 주소를 따라 들어가자 채팅창엔 스포츠 도박 용어들이 쏟아집니다.

경기에 판돈을 건 사람들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불법 도박을 하는 서울의 한 유흥업소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웨이터 박 모씨가 휴대전화를 통해 해당 사이트들에 접속해 판돈을 겁니다.

[박OO/유흥업소 종업원 : 오늘 스위스가 이길지 한국 이길 수 있을지 알고 있겠어요. 그걸 정배(확률이 높은 팀이 당연히 하는 승리)라고 해요. 보통 3~4개씩 가지고 있어요. 여기 1.8배 주고 저기 1.85배 주면 (높은데) 들어가죠. 잠깐 손님 받고 올게요.]

이미 유흥업소 직원들 사이에 불법 도박은 심각하게 퍼져 있습니다.

[류OO/단란주점 종업원 : 보통 10만~20만원 하다가 100만 원, 그러다 많이 하면 500만 원. (요즘 주변 분들 많이 하세요?) 70% 가까이는 하죠. 다른 업소는 아가씨들까지도 (하죠). 하는 사람들 많아요.]

유흥업소 직원들이 스포츠 도박에 빠진 이유가 뭘까.

[전직 개그맨 : 왜 웨이터들이 많이 하냐면요. 경기가 전부 심야에 있어요. 밤에 일하는 애들이 모바일로 언제든지 결과 보고, 중계 보죠.]

연예인들이 주로 판돈을 건 게임은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영국 프리미어 경기 등
굵직한 해외 스포츠.

[이수근/연예인 : 토토 어떡하냐, 짜증이 나네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데에는 중국의 영향이 큽니다.

포털사이트에 '스포츠토토 사이트 제작'이라는 문구를 입력하니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가 뜹니다.

전화를 거니 중국에 있는 조선족이 받습니다.

[불법스포츠토토 사이트 제작자 : (중국에 계세요?) 네네. 서버는 단속에 걸려서 안 돼요. 홍콩, 일본, 미국 등 해외로 해요.]

계약금 50만 원이면 바로 도박판을 차릴 수 있습니다.

[불법스포츠토토 사이트 제작자 : 계약금이 50만 원이고요. 일단 사이트 세팅해드려요. 나머지 금액은 지불하시면 되고요.]

2011년 최성국 선수의 승부조작 사건 때 브로커였던 김 모씨가 강 전 감독 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성국 선수는 재판에 나와 김씨가 중국인과 함께 호텔 방에서 자신을 협박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최성국 선수 사건 수사 검사 : 우리가 수사할 때 중국 조폭하고 중국하고 연관성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 명확하게 파헤치지 않았어요.]

근거지가 해외라 단속도 어렵지만 설사 적발돼도 대부분 벌금형입니다.

[고OO/대학생 : 시작한 건 2년쯤 됐어요. 주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벌금 받고 끝나니까요.]

일단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철민/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 : 피해자가 강력하게 처벌을 원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재판 형량들이 다소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불법 도박이 심각한 사회악이라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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