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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게임중독법' 범죄 예방? 게임산업 발목?

입력 2013-11-19 08:18 수정 2013-12-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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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죠, '게임중독법'입니다. 이걸 과연 알코올이나 마약중독처럼 심각한 중독으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또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마당에, 한쪽에선 철저히 틀어막겠다고 하니 이 부분에서도 논란이 있는데요.

오늘(19일)의 긴급출동, 게임중독법에 대해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고등학교 인근의 피시방. 밤 10시 이후엔 청소년의 이용이 금지돼 있지만 게임에 빠진 중고등학생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덕(가명)/고등학생 : 매일 12시간에서 진짜 많이 하면 25시간까지 (게임) 해요. 잠을 안 자고 게임을 해요.]

게임에 빠진 사람들은 학생들만이 아닙니다.

게임때문에 회사까지 그만뒀다는 김 모 씨.

[김 모 씨/서울 신길동 : 일주일 정도 안 자고 게임을 한 적이 있어요. 예전에 회사를 다니긴 했었는데 밤새 게임을 하고 아침에 늦게 출근하고 지각하고 그러다 보니까 제가 못 견디겠더라고요.]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대부분 게임 아이템을 사는데 투자한다는 김 모 씨.

[김 모 씨/서울 신길동 : 강한 아이템을 한번 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100만원씩 쓸 때도 있고요. (평균 한 달에) 700만원 넘게 쓰더라고요.]

여의치 않을 때는 게임 아이템을 사고 팔아 용돈벌이를 할 때도 있습니다.

[김 모 씨/서울 신길동 : 피시방에 돈 없이 들어가서 게임을 오래 하면서 아이템을 얻어요. 그 아이템을 팔아서 피시방 사용료를 내고 짜장면값을 내고 나와요. 목욕탕 가서 놀고, 그리고 또 피시방 가는 거예요.]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중독법'에 대해선 어떤 입장일까?

[김 모 씨/서울 신길동 : 국가가 취미 생활까지 간섭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게임뿐이에요? '바둑중독법'도 만들어야 하고, '일중독법'이 제일 우선이네.]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온라인 게임.

국회에선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에 포함해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신의진/새누리당 국회의원 : 알코올, 마약, 도박과 같이 중독의 폐해를 일으키는 부분에 대해서 예방, 관리와 치료적 차원의 기본법을 만든 겁니다.]

이른바 '게임중독법'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게임업계와 네티즌.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범죄에 연루된 경우도 많이 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대 중독이라고 규정지을 만큼 불법적인 것은 아니잖아요.]

최근에는 과도한 게임이 범죄로 이어진 사건들도 종종 발생합니다.

지난 10월 5일, 한 고등학생이 아파트에 불을 질렀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게임에 져서 홧김에 불을 질렀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가족 모임 후에 잠자고 있던 친척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10대.

6학년 때부터 과도한 게임을 해온 이 학생의 경우, 충동조절에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게임중독으로 인한 범죄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임중독법'의 과학적 근거를 함께 마련한 의정부성모병원의 이해국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임상실험 결과, 게임중독자의 뇌가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중독자의 뇌와 비슷하게 반응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해국/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사람의 뇌 안에는 '쾌감 중추' 라는 것이 있어요. 자극되면 재미를 느끼는 것인데요. 최근 3년간 발표된 (논문) 35편 정도가 뇌 기능 영상으로 볼 때 인터넷 중독 뇌에서 물질 (마약) 중독 뇌와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한결같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해 국제적으로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게임업계.

지난해 국내 게임 업계의 지적재산권 수입은 총 7700억 원으로 전체 지적재산권 수입의 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중독법'이 시행될 경우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게임업계는 주장합니다.

[김종득/게임개발자연대 대표 : 게임 개발자들이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압박을 느끼게 되면 개발을 하는 데에도 창의적인 생각들을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이 생길 거고요. 작은 (게임) 회사들의 경우는 법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

'게임중독법'을 둘러싼 갈등이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보다 이성적인 논의를 통해 게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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