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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크] "연개소문이 조선사람이냐고.. 통탄할 따름"

입력 2012-03-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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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한국사 사료의 수집, 편찬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우리땅 넘보는 나쁜 분들, 하지만 우리는 역사 교육이 신통치 않습니다. 조상님들 볼 낯이 없습니다. 역사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삼일절을 맞아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을 모셨습니다.

오늘 '피플&토크' 국사편찬편위원회의 이태진 위원장입니다.


Q. 임시정부 자료를 모은 책 출판했는데?
- 책에는 헌법과 임시정부 관보에 해당하는 공보라는 신문자료가 들어있다. 총 45권으로 임시정부 활동에 관계된 모든 자료를 수집했다고 할 수 있다. 국회에 해당하는 의정원 기록이 제일 많이 있고, 행정부 자료로 국무부, 외무부 등 부별 기록, 해외에 있던 구미 주재원의 기록도 있고, 광복군 기록, 주요 인사들 간의 서한, 사진도 있다.

Q. 자료 수집의 어려움은 없었나?
- 국내외 모두 협조적이었다. 하지만 중국 상해, 남경 자료 수집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상해 임시정부는 우리 역사 계승의식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조선왕조가 대한제국이 되고, 대한제국을 삼일만세 시위 이후 민국정부를 세우면서 국호를 어떻게 하느냐는 논의가 많았다. 결국 대한제국을 계승하는 민국으로, 대한민국이 됐다. 임시정부에서 본 정부가 광복 후에 수립 된 거다. 상해 임시정부는 항일 투쟁뿐 아니라 우리의 정통 역사 승계의식에서 중요하다.

Q. 인터넷으로도 자료집을 볼 수 있나?
- 4월 11일이 임시정부 수립일이다. 그날까지 책으로 간행된 모든 자료를 인터넷에 올리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료집은 현대문으로 번역되어 있고, 원문도 그대로 실려 있다.

Q. 알려진 사실과 다른 사실의 자료 있었나?
- 잘못된 사실보다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 말 하고 싶은 일화는 일본의 헌법학자가 이웃나라인 우리의 헌법을 보니까, 임시정부를 찾아봤다고 한다. 자신이 비교해보니까 대한민국 헌법에서 민주공화국을 내세운 정신도 놀랐고, 그 기초가된 기미독립선언서를 보고도 사상적 기반에 놀랐다고 한다. 한 나라 헌법에 자유, 자주, 공존이 다 담겨 있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그 사람의 결론은 일본의 현행 헌법은 제국주의로 침략하다 결국에는 미국에서 만들어 준 주어진 헌법인데, 대한민국 헌법은 쟁취한 헌법이다.

Q. 국사편찬위원회란?
- 국사편찬이란 건 한민족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도록 사료를 제공하고, 우리 국민들도 역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선왕조실록도 번역해 서비스하고 있는데, 1년에 10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 요즘 조선시대를 다룬 드라마가 좋아지는 것도 조선왕조실록 번역 서비스가 기여한 바가 있지 않을까 한다.

Q. 국사 과목, 대입시험에는 빠져있는데?
- 수능에 필수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이라 아무래도 소홀해지는 것 같다. 대학에서 강의해보면 학생들이 필수과목으로 공부한 학생들과 차이가 현격하다. 연개소문이 조선시대 사람이냐,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야 하는데 안타깝다.

Q. 한국사검정시험에 대해?
- 국사가 수능에 빠져 있어서 공무원 시험 과목에서도 빠졌다. 이에 자구책으로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검정시험을 만들었다. 이제 기업체나 정부기관, 교사자격시험에서 한국사검정시험 성적을 가져오라고 한다. 현재 한 회에 7만 명이 시험을 보고 있다.

Q.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 되려면 3급 받아야 하는데, 수준이 낮지 않나?
- 3급 정도만 해도 역사공부를 혼자 할 수 있는 충분한 기본지식을 갖출 수 있다.

Q. 확실한 역사의식이 있어야 하지 않나?
- 우리 것을 먼저 알고 있어야 지킬 수 있다. 지금은 무력으로 침략받는 시대는 지나갔다. 정신적인 무장에 필요하다. 역사교육이 기본이라고 본다.

Q. 덕수궁, '경운궁'으로 명칭 변경을 주장했는데?
- 학계에서 연구한 결과 '덕수궁'은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다. 덕수궁은 물러난 왕이 머물던 곳이다. 일본 사람들이 대한제국의 주권을 강제로 뺏고 고종황제를 폐위시키고, 경운궁(덕수궁)에 기거시켰다. 고종황제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는 덕수궁이 사라진 셈이다. 당연히 경운궁으로 명칭을 회복해야 한다. 100년 썼는데 그대로 쓰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지식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일제시대 조약·협약 불법성을 연구하고 있는데?
- 일본이 우리에게 가한 불법을 바로잡는다는 의미도 있는데, 뒤집으면 정의와 양심의 가치를 세우는 일이다. 국권에 관련된 건 국가원수가 인정하는 비준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을사조약에는 비준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얼마나 강제로 했는지 제목란이 비어 있다. 을사조약은 제목도 없는 조약이다. 순종은 을사조약에 끝까지 서명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언으로 내가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행정 결제문서에 순종의 친필 서명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이제껏 한국병합은 '절대무효론'으로 성립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해 왔다. 당시의 조약은 사실상 다 무효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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